퇴사 통보 후 결근한 근로자들, 1·2심 모두 무죄 판결

  • 등록 2025.03.09 13:5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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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전원합의체 ‘위력’ 판단 기준 적용

 

사측에 퇴사 의사를 통보한 뒤 출근하지 않은 근로자들이 업무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항소심에서도 무죄가 유지됐다. 법원은 단순한 집단 퇴사가 곧바로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고등법원 형사4부는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A씨(25) 등 4명에 대한 항소심에서 검찰의 항소를 기각하고 1심과 같이 무죄를 선고했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고등법원 형사4부는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A씨(25) 등 4명에 대한 항소심에서 검찰의 항소를 기각하고 1심과 같이 무죄를 선고했다.

 

이들은 휴대전화 판매 대리점 각 지점장으로 근무하던 직원들로, 2022년 5월 운영자인 B씨에게 직원 험담 문제와 급여 차등 지급, 건강보험료 미납 문제 등을 제기하며 항의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임금 인상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퇴사 의사를 밝히고 이틀간 출근하지 않았다.

 

검찰은 이 같은 집단 결근이 영업 운영에 차질을 초래했다며 형법 제314조 업무방해죄를 적용해 기소했다.

 

이번 사건의 핵심 쟁점은 피고인들의 이틀간 집단 결근, 즉 집단적 노무 제공 거부가 업무방해죄에서 말하는 ‘위력’에 해당하는지 여부였다.

 

업무방해죄는 위계 또는 위력으로 사람의 업무를 방해한 경우 성립한다. 여기서 ‘위력’이란 상대방의 자유의사를 제압하거나 혼란에 빠뜨릴 정도의 세력을 의미한다는 것이 대법원 판례의 입장이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파업 등 집단적 노무 제공 거부가 곧바로 업무방해죄가 되는 것은 아니다”며 “사용자가 예측할 수 없는 시기에 전격적으로 이루어지고 사업 운영에 심대한 혼란 또는 막대한 손해를 초래해 사용자의 사업 계속 의사가 제압·혼란될 정도에 이르러야 ‘위력’이 인정된다”고 판시한 바 있다.(대법원 2007도482).

 

1심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사전에 집단 퇴사를 공모했다고 보기 어렵고, 사용자와의 면담 과정에서 갈등이 발생한 이후 순차적으로 퇴사 의사를 밝힌 것으로 판단했다. 사업 운영을 마비시키기 위한 계획적 행위로 보기 어렵다는 취지다.

 

항소심 역시 같은 판단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근로자의 단체행동권과 직업 선택의 자유를 고려해야 한다고 봤다. 재판부는 “근로자는 헌법상 보장된 단체행동권을 가지며 파업이나 집단적 근로 거부가 항상 업무방해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며 “해당 행위가 사용자가 전혀 예측할 수 없는 방식으로 이뤄졌거나 사업 운영에 중대한 혼란을 초래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직업 선택의 자유에는 직업을 그만둘 자유 역시 포함된다”며 “단순한 집단 퇴사를 위력 행사로 평가해 형사처벌할 경우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판시했다.

임예준 기자 cotnqj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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