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후진술, 마지막 기회가 될 그 순간

  • 등록 2025.03.12 17:31:47
크게보기

최후진술은 구체적 계획이 중요
단순한 “죄송합니다”로 부족해

 

법정은 선고를 앞두고 유난히 조용해진다. 재판장은 피고인에게 마지막으로 발언 기회를 묻는다. 이른바 ‘최후 진술’이다. 형사재판에서 피고인이 직접 자신의 생각을 밝힐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절차다.

 

최후 진술은 형식적인 절차가 아니다. 판결을 선고하기 전 재판부가 피고인의 태도와 인식을 확인하는 과정이다. 이 자리에서 피고인은 범행에 대한 입장과 반성의 정도 앞으로의 계획을 직접 설명할 수 있다.

 

법원은 단순한 감정 표현보다 구체적인 내용을 본다. “죄송하다”는 말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어떤 잘못을 저질렀는지 그로 인해 피해자가 어떤 고통을 겪었는지에 대한 인식이 드러나야 한다. 피해 회복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도 중요하다.

 

또 하나의 핵심은 재범 가능성이다. 형사재판에서 법원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다시 범죄가 반복되는지 여부다. 따라서 출소 이후의 생활 계획 치료 계획 직업 계획 가족과의 관계 회복 방안 등을 현실적으로 설명하는 것이 필요하다. 막연한 다짐보다는 구체적인 실천 계획이 설득력을 가진다.

 

재판부에 대한 태도도 영향을 미친다. 법원의 판단을 존중하고 결과를 받아들이겠다는 자세는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반대로 책임을 타인에게 돌리거나 억울함만을 강조하는 태도는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최후 진술이 곧 형량을 결정하는 절대적 요소는 아니다. 형은 법률과 양형기준 증거와 범행 경위 등을 종합해 정해진다. 그러나 피고인의 태도와 반성 정도는 양형 판단에서 고려 요소가 될 수 있다.

 

형사재판은 처벌을 위한 절차이면서 동시에 재범 방지와 사회 복귀를 함께 고민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최후 진술은 그 과정에서 피고인이 자신의 책임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를 보여 주는 마지막 기회다. 준비되지 않은 말 한마디보다 스스로를 돌아본 흔적이 담긴 진술이 더 큰 의미를 가진다.

 

재판의 결과는 법원이 판단한다. 그러나 최후 진술의 내용은 피고인 스스로가 결정한다. 그 말 속에는 자신의 과거에 대한 평가와 앞으로의 삶에 대한 방향이 함께 담기게 된다.

배희정 변호사
Copyright @더시사법률 Corp.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