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운하 의원은 제1회 경찰대를 졸업하고 울산지방경찰청장, 대전지방경찰청장, 경찰인재개발원장 등을 거친 경찰공무원 출신이다.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대전 중구에 출마해 당선되며 의정활동을 시작했고,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조국혁신당 소속으로 재선에 성공해 현재 조국혁신당 원내대표를 맡아 당을 이끌고 있다. 황 의원은 경찰 재직 시절부터 경찰의 수사권 독립을 주장하며 검찰개혁을 추진해 온 인물이다.
<더시사법률>은 18일 국회의원실에서 황운하 의원을 만나 검찰개혁의 성과와 한계, 향후 의정활동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Q. 경찰 조직 내에서 검찰과의 관계에 문제의식을 느끼게 된 계기는 무엇인지요.
A. 경찰대 졸업생들, 특히 저와 같은 경찰대 1기 졸업생들은 경찰의 숙원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갖고 졸업합니다.
당시 경찰의 숙원 과제는 세 가지였습니다. 첫째는 경찰의 정치적 중립성 확보, 둘째는 경찰의 수사권 독립성 확보, 셋째는 경찰 기구의 독립이었습니다. 과거 경찰이 내무부 치안본부 소속이었던 만큼 내무부 산하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요구가 있었습니다.
경찰대 졸업 후 일선 경찰서 형사팀장으로 근무하면서 검찰과 경찰의 관계가 불합리하고 부조리하다는 점을 현장에서 체감하게 됐습니다.
경찰과 검찰은 수평적이고 대등한 협력 관계여야 하지만, 검찰이 경찰을 상하 관계로 인식하고 있었습니다. 형사소송법이 이러한 구조를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식민지 시대의 잔재라고 생각합니다. 검사는 경찰을 수사할 수 있지만 경찰은 검사를 수사할 수 없는 구조 역시 문제였습니다.
Q. 경찰 시절 검찰과 가장 치열하게 대립했던 사건이 있다면요.
A. 2003년 용산경찰서 형사과장 재직 당시 용산역 사창가 일대 법조브로커 사건 수사, 2012년 경찰청 수사기획관 재직 시 ‘조희팔 다단계 사건’ 관련 검사 비리 수사, 그리고 같은 해 윤우진 세무서장 비리 의혹과 관련해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윤석열 검사를 내사했던 사건이 있습니다.
이들 사건의 공통점은 경찰이 신청한 압수수색 영장이 검찰에서 기각되는 등 조직적인 수사 방해가 있었다는 점입니다. 검찰 비리를 겨냥한 수사가 반복적으로 제약을 받는 경험을 하면서 수사권 독립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됐습니다.
Q. 1999년 검찰 파견 경찰관 복귀 명령이라는 초강수를 두셨습니다.
A. 당시 검찰이 협조 공문 없이 구두 요청만으로 경찰관을 차출하는 관행이 있었지만, 경찰관이 검찰에 파견돼 수사를 지원해야 할 법적 근거는 없었습니다.
당시 검·경 관계가 사실상 주종 관계였던 만큼 검찰 내부에서는 ‘항명’이라는 반응도 있었지만,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았다는 평가와 함께 경찰 내부와 시민들의 지지를 받았습니다. 이는 검·경 간 수평적 관계 정립과 수사권 독립의 출발점이었다고 생각합니다.
Q. 대전중부경찰서장 시절 유천동 성매매 집결지 해체를 추진하셨는데요.
A. 2008년까지만 해도 성매매 영업이 버젓이 이뤄졌고, 단속을 하더라도 솜방망이 처벌에 그쳤습니다. 성매매특별법이 유명무실해지고 여성 종사자들이 인권유린을 당하는 현실을 외면하는 것은 법치주의를 포기하는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당시 업주들과 일부 시민들은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지만 강력하게 단속을 시작하자 “밤길 조심하라”는 협박도 많이 받았습니다.
그러나 ‘무관용의 원칙’을 내세우며 각 구청과 세무서, 소방서 등 유관기관들과 함께 업소들을 압박해 1년여간 해체 작업을 진행했고 결국 유천동 성매매 집결지는 해체됐습니다.
Q. 검경 수사권 조정이 시행된 지 4년이 지났습니다. 성과와 한계는 무엇이라 보시는지요.
A. 경찰의 수사권 독립은 국가적인 과제로 볼 때 검찰개혁 과제 안에 들어갑니다. 개혁을 위해 필요한 과제 중 하나가 검경 수사권 조정이고 또 하나가 공수처 설치, 더 나아가서는 검찰에서 완전히 수사권을 분리해서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는 것입니다.
즉, 경찰과 검찰을 상하가 아닌 대등 협력관계로 만드는 것이 수사권 독립이라고 하는 것이고 검사의 수사지휘권을 폐지하는 것이 수사권 중립, 검사를 비롯해 고위 공직자들 범죄를 수사할 수 있는 별도의 기구가 필요한데 그게 공수처 문제입니다.
현재 수사권 독립은 일정 부분 정착 단계에 들어섰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다만 검찰의 직접수사 인력 재배치 등 후속 조치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으면서 제도 개선 효과가 완전히 나타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수사권 조정은 이뤄졌지만 경찰의 업무 부담이 증가하고 인력 부족 문제가 발생하는 한계도 드러나고 있습니다.
Q. 수사권 분리 이후 경찰이 송치하는 사건의 질이 낮다는 검찰 측 비판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A. 수사권 조정 이후 일선 경찰관들의 업무량 증가와 수사 기간이 늘어나는 것에 대한 고소(발)인, 변호사들의 불만에 대해서는 인지하고 있고 개선할 필요가 있음을 충분히 공감합니다.
수사권 조정 이후 “검찰은 3일 연속 휴가, 경찰은 3일 연속 야근”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종종 접하고 있습니다. 수사권 조정으로 검찰의 업무량은 줄어든 반면 경찰의 업무량은 늘어난 것이죠.
검찰의 수사권이 축소된 만큼 예산과 인력을 경찰이나 제3수사기관에 분배하는 방법으로 예산과 인력을 조정해야 합니다.
최종적으로는 검찰개혁 입법을 완수하여 수사는 경찰과 중대범죄수사청 등의 제3의 기관이 담당하고 검찰은 기소권과 공소유지권만 담당하는 방법으로 수사, 기소 분리와 인력과 예산을 재편성하는 구조로 개편해야 합니다.
Q. 경찰 수사 강화로 인한 인권 침해 우려는 어떻게 보십니까.
A. 일각에서 우려하는 바와 같이 경찰의 권한이 강화되면 경찰권이 비대해져 통제할 기구, 견제할 기관이 필요하다는 의견에는 동의합니다.
일반적으로 검찰 개혁을 통해 검찰의 수사권을 없애면 그 수사권이 경찰로 이관되어 경찰권이 막강해진다고 오해하고 있지만, 기존에 검찰이 담당하던 중요범죄 수사권은 경찰이 담당하는 것이 아니라, 가칭 ‘중대범죄수사청’ 등 제3의 기관으로 이관되기 때문에, 경찰수사권은 현 상태를 유지하게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찰권이 비대해진다는 것에 대한 우려를 종식하고 경찰의 민주적 통제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현재 자문기구에 불과한 ‘국가경찰위원회’를 국무총리 산하 합의제 행정기관으로 격상하여 경찰 전반을 지휘·감독할 수 있도록 그 권한을 강화하는 방법으로 경찰의 민주적 통제장치를 마련해야 합니다.
Q. 앞으로 정치인 황운하의 비전과 목표가 있다면 무엇인지요.
A. 저는 경찰에 있으면서 국가수사본부장이라는 꿈이 있었습니다. 국수본을 제가 설계했기 때문에 초대 본부장을 하면서 국수본이 제 역할을 하고 안착할 수 있도록 돕고 싶었는데 무산되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검찰이 울산 사건을 만들어 공격을 하니 저를 국회로 못 가게 만드려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들 뜻대로는 안 되게 만들겠다는 생각에 출마를 결정했고 국회에 오게 됐습니다. 이왕 정치인이 됐으니 좋은 정치인으로 남고 싶습니다.
정치적으로는 우리나라가 두 정당이 서로 싸우기만 하면서 한쪽 정당을 공격하면 반사이익으로 정치를 해나가는 그런 양당제도의 정치 문화인데, 이것이 장기적으로는 다당제로 가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어느 정당도 과반수를 넘지 않고, 의결을 위해 연합을 해야만 하는 그런 구조를 만들어서 정치 선진화에 기여하고 싶습니다.
조국혁신당이 제3당으로 그 역할을 하는 데 일조를 하고 싶습니다. 당장은 어렵겠지만, 5년 후 대통령 선거에는 연합정부를 통해 조국혁신당도 집권당이 되는 것을 목표로 히고 있습니다.
Q. 전국 교정시설 및 관계자에 남기실 말씀이 있다면.
A. 제가 이야기하는 것이 적절한지는 모르겠지만, 우리나라 교정 공무원들에 대한 처우와 시설이 열악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개선해야 할 점이 많은데 특히 검찰이 수용자를 조사하기 위해 교정공무원이 호송하도록 하는 현재 구조는 개선이 필요합니다. 검사가 직접 구치소를 방문하는 방식이 보다 합리적이라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