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투약 전력이 있는 회복자들이 법적·제도적 취업 제한에 가로막혀 생계 수단을 잃고, 다시 마약 유통망으로 유입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가 최근 직업재활 실태조사에 착수하며 제도 개선 움직임을 보였지만 현행 규제가 실제 완화로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마약 전과자의 취업 제한 직군에 음식 배달원과 장애인 콜택시 운전기사가 새롭게 포함됐다. 기존에도 가사도우미·경비원·미용사 등 다수 서비스 직종에서 취업이 제한돼 왔으며 대상 범위는 더욱 확대되는 추세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에 대한 후속 조치로 ‘마약류 중독 회복자를 위한 직업재활 실태조사’ 연구 용역을 진행 중이다. 이번 조사는 오는 7월까지 이어진다. 회복자들의 취업 경험과 차별 사례를 수집해 정책에 반영하는 것이 목표다.
문제는 마약 사범 상당수가 저학력·저소득 계층으로, 진입 장벽이 낮은 생계형 직종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그러나 배달과 단순 서비스직까지 제한되면서 출소 후 생계 기반을 마련하지 못한 이들이 다시 마약 유통에 관여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법무법인 청 곽준호 대표 변호사는 “취업 제한이 지나치게 광범위한 상황에서 회복자가 선택할 수 있는 생계 수단이 사실상 제한되고 있다”며 “사회적 배제가 오히려 재범을 부추기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현행 제도가 개별 사정이나 재활 의지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일률적 규제라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해외 일부 국가에서는 약물 치료 이행이나 보호관찰 준수를 조건으로 제한적 취업을 허용하는 방식이 운영되고 있다.
이에 대해 <더시사법률>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문의한 결과 “현재는 실태조사 단계로, 구체적인 정책은 조사 결과에 따라 결정될 예정”이라며 “경제적 자립 기반이 마련되지 않으면 회복과 사회복귀 자체가 좌절될 수 있는 만큼 적절한 취업 지원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현재까지 정해진 세부 방안은 없다고 답했다.
전문가들은 단순한 실태 파악을 넘어 제도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곽 변호사는 “형벌 이후에도 취업을 제한하는 구조는 회복 의지를 약화시키고 재범 위험을 높일 수 있다”며 “회복 단계에 따른 제한 완화나 조건부 취업 허용 등 현실적인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