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지역 업체들을 상대로 교정시설 직원을 사칭한 전화 사기가 잇따라 발생해 주의가 요구된다. 국가기관을 내세워 신뢰를 얻은 뒤 선입금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교도소나 구치소 직원을 사칭해 물품 구매를 요청하는 이른바 ‘구매 대행’ 사기가 울산 일대를 중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 피해 사례도 확인됐다. 울산의 한 유통업체에는 자신을 구치소 직원이라고 밝힌 인물이 전화를 걸어 “산불 대응을 위해 생수와 방화복이 급히 필요하다”며 대량 주문을 요청했다.
이어 특정 도매업체 명함을 전달하며 신뢰를 높였고, 물품을 대신 확보해 주면 추후 일괄 정산하겠다고 제안했다.
이를 믿은 업체 측은 안내받은 계좌로 약 2500만원을 송금했지만 이후 연락이 끊겼다. 해당 도매업체는 실존하지 않는 유령회사였고, 교정공무원을 사칭한 범행으로 드러났다.
유사한 수법은 다른 업종에서도 반복됐다. 한 약국에는 구치소 직원을 자처한 인물이 “재소자용 약품을 준비해 달라”며 접근한 뒤 심장 제세동기 30대가 추가로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이어 “원가 수준으로 공급 가능한 업체를 연결해주겠다”며 특정 업체를 소개했다.
이후 해당 업체는 물품을 실은 트럭 사진을 보내며 입금을 재촉했고, 사칭 직원 역시 현금 정산을 이유로 선입금을 요구했다.
이를 수상히 여긴 약국 관계자가 구치소에 직접 확인하면서 사기 시도로 밝혀졌고, 약 3000만원대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자영업자를 노린 사례도 있었다. 에어컨 청소업자 C씨는 “교도소 사동과 강당에 설치된 대형 스탠드형 에어컨 8대를 청소해 달라”는 전화를 받았다.
상대방은 모델명까지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실제 담당자인 것처럼 행동했고, 보안을 이유로 현장 사진 촬영을 제한하기도 했다.
C씨는 견적을 전달하고 일정을 잡았지만 방문 전날 연락이 끊겼다. 이후 교정민원콜센터에 확인한 결과 실제 교정공무원의 명의를 도용한 스미싱 번호로 확인됐다.
이처럼 범행은 특정 물품을 대신 결제해 주겠다고 유도한 뒤 선입금을 요구하는 방식이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최근에는 법무부 로고가 포함된 위조 공문이나 사업자등록증 이미지까지 활용되는 등 수법도 점점 정교해지고 있다.
법무부는 이 같은 범죄에 대해 공식적으로 선을 긋고 있다. 법무부 관계자는 “교도소나 구치소 등 교정기관은 전화로 물품 대량 구매를 요청하거나 개인 또는 특정 계좌로 선입금을 요구하지 않는다”며 “유사한 연락을 받을 경우 반드시 기관 대표번호로 사실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밝혔다.
법조계에서도 기관 명칭을 이용한 사칭 범죄가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낯선 번호로 걸려온 대량 주문 요청이나 선입금 요구는 일단 의심하고, 피해가 발생한 경우 즉시 경찰에 신고해 계좌 지급정지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