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의 집에 드나들며 금품을 빼돌린 경우 절도죄가 성립하는지 여부가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피해자의 주거 내 보관 장소에 있던 재물을 무단으로 가져간 경우 단순 분실물 취득이 아니라 점유를 침탈한 절도 행위로 평가될 가능성이 크다.
형법 제329조는 타인의 재물을 절취한 사람을 6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대법원은 절도죄의 성립 요건인 불법영득의사에 대해 권리자를 배제하고 타인의 물건을 자기 소유물처럼 이용하거나 처분하려는 의사라고 보고 있다. 물건의 소유 관계를 인식한 상태에서 가져갔다면 절도죄가 인정될 수 있다는 취지다.
지인의 집에 평소 출입이 허용된 관계라 하더라도 사정은 달라지지 않는다. 단순 방문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지만 범죄 목적을 가지고 안방이나 서랍 등 사적인 공간을 물색한 경우에는 주거의 평온을 침해한 것으로 평가될 수 있다. 이 경우 주거침입죄가 함께 문제 될 여지도 있다.
피해 회복은 형사 절차와 민사 절차를 통해 이뤄질 수 있다.
수사 과정에서 장물이 압수되면 피해자에게 반환될 수 있고 형사 재판에서는 배상명령을 통해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다.
배상명령이 확정되면 민사 판결과 같은 효력이 발생한다. 별도로 민사소송을 통해 손해배상이나 부당이득 반환을 청구하는 것도 가능하다.
최근 방송을 통해 소개된 사례에서도 유사한 상황이 드러났다.
9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제보자 A씨 부부는 초등학교 시절부터 알고 지낸 친구 부부와 약 6년간 가족처럼 왕래해 왔다.
문제는 지난 2월 A씨가 병원에 다녀온 사이 발생했다. 당시 아이를 맡아주던 친구의 아내 B씨가 집 안에 있던 현금과 명품 지갑을 가져간 정황이 뒤늦게 드러났다.
이후 다른 지인 부부도 돌잔치 금팔찌와 반지가 사라졌다고 밝히면서 의심은 커졌다. A씨는 집 안을 다시 확인하는 과정에서 아이 백일 반지까지 사라진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이 CCTV를 확인했지만 외부 침입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A씨 부부는 사실 확인을 위해 반지를 두고 카메라를 설치했다. 이후 B씨가 안방에 들어가 반지를 가져가는 모습이 영상에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부부는 해당 영상을 근거로 B씨를 절도 혐의로 신고했다. 수사 과정에서 B씨의 주거지에서는 훔친 것으로 보이는 지갑 여러 개와 타인의 물품이 추가로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법인 안팍 박민규 변호사는 “절도 사건에서는 CCTV 원본 영상, 출입 시점, 물건 보관 위치와 분실 시점 등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 확보가 중요하다”며 “메신저 기록이나 구매 영수증 등도 피해 사실을 특정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