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의 외도를 알고도 혼인을 유지한 경우, 이후 이혼 소송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외도 자체는 이혼 사유에 해당하지만, 사후 대응 방식에 따라 법적 판단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배우자의 반복된 외도는 민법상 재판상 이혼 사유로 인정될 수 있다. 민법 제840조 제1호는 배우자의 ‘부정한 행위’를 이혼 사유로 규정하고 있으며, 판례는 이를 간통에 한정하지 않고 정조 의무를 저버리는 일체의 행위로 폭넓게 해석하고 있다.
외도가 반복되거나 가출과 갈등이 누적돼 혼인 관계가 회복하기 어려운 상태에 이른 경우에는 같은 조 제6호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로도 이혼이 인정될 수 있다.
문제는 부정행위를 직접적인 이혼 사유로 주장하는 경우다. 배우자가 외도를 알고도 혼인을 유지했다면 해당 행위를 묵시적으로 용서한 것으로 평가될 수 있다. 이 경우 해당 외도를 이혼 사유로 삼기 어렵거나 위자료 인정 범위가 제한될 수 있다.
또한 제척기간도 중요한 쟁점이다. 부정행위를 안 날부터 6개월, 행위가 있은 날부터 2년이 지나면 해당 사유로는 이혼을 청구할 수 없다.
실제 판례에서도 배우자의 과거 외도를 인지하고 장기간 혼인을 유지한 경우, 해당 외도를 현재 혼인 파탄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사례가 있다.
이 때문에 법조계에서는 외도 자체만을 근거로 삼기보다 반복된 외도, 가출, 갈등 누적, 생활 피해 등을 종합해 혼인 관계가 파탄에 이르렀다는 점을 중심으로 주장하는 방식이 활용된다고 설명한다.
이 같은 문제는 실제 사례에서도 드러난다.
최근 방송된 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에서는 남편의 반복된 외도로 이혼을 고민하는 여성 A씨의 사연이 소개됐다.
A씨는 “5~6년 전부터 남편이 사소한 이유로 시비를 걸고 집을 나가는 일이 반복됐다”고 밝혔다. 남편은 며칠 뒤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돌아와 다정하게 행동하다가 다시 외출을 이유로 집을 나가는 행동을 반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남편에게 다른 여성이 있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A씨는 “남편이 다른 여성과의 관계에 따라 집을 드나드는 것 같았다”며 “아이들이 중고등학생이라 참고 생활해 왔다”고 말했다.
문제는 외도가 가정 밖 분쟁으로까지 이어졌다는 점이다. 한 여성이 A씨가 운영하는 가게를 찾아와 남편이 미혼인 것처럼 속이고 교제했다고 주장하며 소란을 피웠다. A씨는 이 일로 생업에도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A씨는 결국 이혼을 결심했지만 자녀 문제로 고민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남편이 외도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하면서 판단이 더욱 어려워진 상태다.
법률사무소 로유 배희정 변호사는 “배우자의 반복된 외도는 재판상 이혼 사유에 해당할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과거 외도를 알고도 혼인을 유지한 경우에는 ‘용서’ 여부와 제척기간이 중요한 쟁점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혼이 인정되면 귀책 배우자에게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으며, 위자료 액수는 혼인 기간, 파탄 경위, 책임 정도, 자녀 유무 등을 종합해 결정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