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 도중 감정을 억제하지 못하고 유족이나 재판부를 향해 폭언을 하는 행위는 단순한 소란을 넘어 별도의 법적 책임으로 이어질 수 있다. 법원은 법정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감치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고, 경우에 따라 형사 처벌도 가능하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원조직법에 따라 재판장은 법정 질서를 해치는 인물에 대해 퇴정을 명할 수 있으며, 소란의 정도가 심할 경우 별도의 판결 없이도 결정만으로 최대 20일의 감치나 1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
감치는 현장에서 즉시 구속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강한 제재 수단이다.
또 단순한 질서 위반을 넘어 재판 진행을 방해할 목적이 인정될 경우 형법 제138조가 적용될 수 있다.
이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이 선고될 수 있으며, 선고 직후나 퇴정 과정에서 이뤄진 욕설 역시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이 판례의 입장이다.
이러한 법적 기준은 최근 항소심 사건에서도 확인됐다.
부산고등법원 형사1부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보복살인 혐의로 기소된 50대 유튜버 A씨에게 1심과 같은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A씨는 판결 선고 직후 재판부를 향해 구속 취소 여부를 반복적으로 묻는 등 돌발 행동을 이어갔고, 법원 밖에서는 유족과 재판부를 향해 욕설을 하는 등 부적절한 언행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A씨의 이러한 태도는 처음이 아니다. 1심 선고 당시에도 무기징역이 선고되자 법정에서 만세를 외치고 박수를 치며 재판부에 감사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고, 항의하던 유족에게 욕설을 하면서 법정 내 긴장이 고조되기도 했다.
사건은 유튜브 방송을 둘러싼 갈등에서 시작됐다. A씨는 2023년부터 피해자와 서로를 비난하는 방송을 이어왔고, 이 과정에서 모욕과 협박성 발언을 반복한 것으로 조사됐다.
갈등은 고소와 고발로 이어졌고, 피해자는 A씨를 상대로 수십 건의 고소를 진행했다.
재판부는 A씨가 이러한 상황에서 적개심과 보복 감정을 키운 뒤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봤다. A씨는 범행 전 차량을 렌트하고 회칼을 구입한 뒤 부산지방법원 인근에서 피해자를 기다렸고, 피해자의 위치를 확인한 뒤 접근해 흉기로 여러 차례 공격한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자는 현장에서 과다출혈로 숨졌다.
재판부는 “보복의 목적으로 피해자를 살해한 범행으로 사회적 충격이 크다”며 “범행의 계획성과 잔혹성이 매우 크다”고 판단했다.
이어 “범행 이후 태연한 태도를 보였고 피해자를 비하하는 발언을 하는 등 범행의 중대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유족이 엄벌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고 범행 결과가 중대하다”며 피고인을 사회로부터 격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법조계에서는 재판 과정에서의 언행 역시 양형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본다. 법정에서의 부적절한 행동은 별도의 처벌 대상이 될 수 있고, 반성 여부를 판단하는 요소로 함께 고려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