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가 약식명령 청구한 사건, 정식재판 회부될 가능성은?

  • 등록 2025.04.14 10:2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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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안녕하세요. 마약류관리법 위반 사건으로 현재 검사로부터 구약식 청구된 상태인데 아직 약식명령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이 상태에서 그냥 기다리면 되는 건지, 아니면 그 사이에 따로 신경 써야 할 부분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혹시 구약식으로 진행된 사건이 중간에 정식재판으로 넘어가는 경우도 있는지, 있다면 어떤 경우에 그런지 알고 싶습니다. 또 약식명령이 나오기 전에 갑자기 연락이 오거나 추가 절차가 진행되는 경우도 있을까요?

 

A.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로유의 배희 변호사입니다. 질문하신 내용으로 볼 때, 검사의 구약식 청구가 있었다는 처분결과 통지를 받으시거나 그러한 내역을 확인한 것으로 짐작됩니다.

 

구약식 청구의 정의와 대상
검사는 폭행·상해사건이 벌금, 과료 또는 몰수의 형벌에 해당하여 공판절차 없이 약식명령(구약식)으로 하는 것이 적당하다고 인정될 때, 지방법원에 공소 제기와 동시에 서면으로 구약식을 청구합니다.


벌금 또는 과료에 처할 사건이라면 지방법원 단독재판부는 물론 합의부 관할에 속하는 사건도 청구 대상에 포함되며, 피고인이 공소사실에 대해 자백하는 사건뿐만 아니라 부인하는 사건에 대해서도 구약식 청구를 할 수 있습니다.

 

현재 상태에서는 검사가 구약식 청구를 했을 뿐 아직 법원의 결정이 나오지 않은 상태이므로, 반성문 등 양형자료를 제출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마약류관리법 위반 사건이라면 재범의 가능성이 없거나 낮다는 부분을 어필할 수 있는 양형자료 등을 수집하여 제출하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구약식 청구된 사건에서는 자백 사건이라면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기는 하지만, 양형자료를 제출하는 것이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는 점은 참고하시면 좋을 듯합니다.

 

구약식 청구 사건이 정식재판에 회부되는 경우
그리고 구약식 청구된 사건이 정식재판으로 넘어가는 경우는 실무에서 생각보다 자주 발생하는 일입니다.

 

저 역시도 마약류관리법 위반 사건을 변호하는 과정에서 검사의 구약식 청구에도 불구하고 법원에서 직권으로 정식재판에 회부하는 케이스가 종종 있었는데요. 그때마다 마음을 졸였던 것도 사실이지만 결과적으로는 모두 검사의 청구대로 벌금형이 선고되어 잘 마무리되었습니다.

 

형사소송법 제450조에서는 “약식명령의 청구가 있는 경우에는 그 사건이 약식명령으로 할 수 없거나 약식명령으로 하는 것이 적당하지 아니하다고 인정되는 때에는 공판절차에 의하여 심판하여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구약식 청구에 있어서도 법원은 사실조사와 증거조사를 할 수 있으나, 심판을 비공개로 해 신속·간이하게 진행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따라서 구약식 청구된 사건에 있어서 증인신문이나 검증 등 증거조사가 충분히 필요한 경우에는 정식재판에 회부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한 형사소송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약식명령으로 할 수 없는 경우’는 법정형으로 벌금 또는 과료가 규정되어 있지 않은 죄에 대하여 약식명령의 청구가 있거나, 그 사건에 대해 무죄·면소·공소기각 또는 관할위반의 재판을 선고해야 할 경우를 의미합니다.


그리고 ‘약식명령을 하는 것이 적당하지 않은 경우’는 법률상 약식명령을 하는 것이 불가능하지 않아도 벌금·과료 또는 몰수 이외의 형을 선고하는 것이 적당한 경우나, 사안이 복잡하여 공판절차에서 신중히 심판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한 경우를 의미합니다.

 

실무적으로는 ① 구약식 청구된 사건의 무죄의 심증이 있는 경우, ② 구약식 청구된 사건에 위법수집증거 등을 비롯한 절차상 하자가 있는 경우, ③ 벌금형으로 처벌하는 것보다 높은 형(예를 들면 징역형 등)으로 처벌할 필요성이 있는 경우에 약식명령을 담당하는 재판부에서 정식재판에 직권으로 회부하는 케이스가 많습니다.

 

위 경우 중 문제 되는 것은 ‘벌금형으로 처벌하는 것보다 높은 형으로 처벌할 필요성이 있는 경우’일 것인데, 구체적으로 동종의 전과가 있거나 죄질이 불량한 경우, 대법원 양형기준 등에 비추어 지나치게 낮은 벌금형이 구형된 경우 등이 이에 속합니다.

 

그러나 검사가 구약식 청구를 했다는 것은 일반적으로 검찰 내부적으로 마련된 구형 기준에 비추어 약식명령 정도로 처벌할 만한 수준의 범죄로 평가한 것이라고 추측할 수 있습니다.

 

제가 실제로 담당했던 사건 중에서도 마약류관리법 위반(향정) 사건으로 집행유예 기간 중 재범한 사례가 있었습니다. 당시 검사가 구약식 청구했지만 담당 재판부는 정식재판에 회부했습니다. 그리고 결론적으로 정식재판에서 벌금형의 선고 등이 이루어졌습니다.

 

이처럼 검사의 구약식 청구에도 불구하고 징역형 등의 중형이 선고되는 빈도는 상당히 낮습니다.

 

약식명령 전 추가 절차 진행 가능성
다음으로 검사의 구약식 청구 이후 갑작스러운 소환이나 추가 절차 진행이 있는지 답변드리겠습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것과 같이 정식재판으로 회부되지 않는다면 특별히 법원에서의 소환 등의 절차가 진행될 상황은 발생하지 않을 것입니다.

 

법원으로부터 약식명령이 내려져 송달된 후 정식재판의 청구 기간이 지나거나, 그 청구의 취하 또는 청구기각의 결정이 확정된다면 약식명령 역시 판결의 효력을 갖게 되는데요. 이때 기판력과 집행력이 발생합니다.

 

이처럼 약식명령 역시 확정되면 판결과 동일한 효력이 있으므로, 포괄일죄의 일부에 대하여 약식명령의 확정이 이루어진 경우라면 그 명령의 발령 시까지 행해진 포괄일죄 관계의 범죄사실에 대해서는 추후 별도의 공소제기가 있더라도 면소 판결의 대상이 됩니다.

 

구약식 청구 이후 해당 사건의 범죄사실로 압수·수색·검증 등의 강제수사를 진행할 수 있는지에 대하여 가능하다는 긍정설과 불가능하다는 부정설의 대립이 있으나, 구약식을 포함한 공소 제기 이후 피고인의 임의제출물을 압수하는 것은(강제수사에 해당하지만) 허용될 수는 있습니다.

 

반면에 공소제기 이후 임의수사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허용된다고 할 수 있는데, 문제는 법정에서의 피고인 신문이 아닌 법정 밖에서 피고인을 소환하거나 수사접견을 통해 신문을 하는 것이 허용되는지입니다. 질문하신 것도 아마 이 부분이 가장 궁금한 것이 아닐까 추측을 해봅니다.

 

공소제기 이후 수사기관이 공소사실에 관하여 피고인을 신문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학설의 대립이 있는 부분이기는 하지만, 대법원은 공소제기 후 검사가 작성한 피고인 진술조서의 증거능력이 문제 된 사건에서 다음과 같은 판결을 내린 바 있습니다.

 

“피고인에 대한 진술조서가 기소 후에 작성된 것이라는 이유만으로 곧 그 증거능력이 없는 것이라고도 할 수 없으므로 피고인들에 대한 검사작성의 각 피의자신문조서 또는 진술조서를 증거로 채택한 제1심이나 원심의 조치에 증거법칙을 어긴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1982. 6. 8. 선고 82도754 판결 참조).

 

또한 “피고인에 대한 진술조서가 공소제기 후에 작성된 것이라는 이유만으로 곧 그 증거능력이 없다고 할 수는 없으므로 원심이 이를 증거로 채택하였다고 하여 공판중심주의 내지 재판공개의 원칙에 위배된 것이라고도 할 수 없다”(대법원 1984. 9. 25. 선고 84도1646 판결 참조)고도 하였습니다.

 

따라서 공소제기 이후에도 수사기관의 피고인 신문은 허용된다는 것이 대법원의 기본적 입장입니다. 저 역시 실무적으로 공소유지 또는 피고인에 대한 양형 사유 확인 등을 위해 참고인 등을 신문하는 경우는 종종 목격했습니다.

 

그러나 대법원 판례와 같이 공소제기된 범죄사실의 조사를 위하여 피고인을 소환하여 신문하는 케이스는 극히 이례적이라고 할 수 있으므로, 일반적인 사안에 해당한다면 피고인 소환 및 신문절차 진행 등 염려하시는 상황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사료됩니다.

 

마지막으로 약식명령을 송달받으시면 이에 불복하여 정식재판을 청구할 수 있는 기한은 ‘7일 이내’입니다. 위 기한이 지나면 더 이상 다툴 방법은 없으므로, 불복하여 정식재판을 청구하고자 하면 위 기한을 반드시 준수하셔야 합니다.

 

다만 현재는 과거 형사소송법과 달리 약식명령에 불복하여 정식재판을 청구하는 경우 ‘불이익변경금지 원칙’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약식명령으로 선고된 것보다 더 많은 벌금형이 선고될 가능성도 충분히 있습니다.

 

따라서 단순하게 생각해 정식재판을 청구하기보다는 재판 청구의 실익을 판단하여 신중히 신청하실 필요가 있겠습니다. 아무쪼록 좋은 결과 있기를 기원하겠습니다.

배희정 변호사 lawyou011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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