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송 참사로 드러난 임시제방 책임…시공사·발주기관 어디까지 묻나

  • 등록 2025.04.15 11: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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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사 공작물 책임 우선…
지자체 관리 책임도 함께 검토

 

부실하게 설치된 임시제방으로 침수 피해가 발생한 경우 시공사와 발주기관 가운데 누가 먼저 책임을 지는지가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공사 과정에서 설치된 구조물의 관리 주체와 안전성 확보 여부에 따라 책임 범위가 달라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임시제방은 공사 과정에서 설치되는 가설 구조물로, 통상 시공사가 설치와 관리 책임을 부담한다.

 

제방이 붕괴되거나 배수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해 피해가 발생한 경우 시공사의 공작물 책임이 우선 문제 된다.

 

민법 제758조는 공작물의 설치 또는 보존에 하자가 있어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경우 점유자 또는 소유자가 배상 책임을 지도록 규정하고 있다. 임시제방이 통상 요구되는 안전성을 갖추지 못했다면 시공사의 책임이 인정될 수 있다.

 

이 같은 판단은 실제 재난 사건에서도 확인된다. 2023년 충북 청주 오송 지하차도 침수 참사에서는 부실한 임시제방 공사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고 공사 현장 책임자에게 징역형이 확정됐다.

 

대법원은 업무상과실치사·치상 혐의로 기소된 현장 책임자에게 징역 6년을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기존 제방을 절개한 뒤 기준에 미달하는 임시제방을 설치하면서 필요한 안전 조치를 다하지 않은 점을 인정했다. 제방 높이 부족과 다짐 작업 미비 등 시공 과정 전반에서 문제가 확인됐다.

 

이처럼 임시 구조물의 안전성 확보 의무를 소홀히 한 경우 시공 책임자 개인에게도 형사 책임이 인정될 수 있다.

 

다만 발주기관이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인 경우에는 별도의 책임도 함께 검토된다. 하천 공사나 재해 예방 사업의 일환으로 설치된 시설이라면 국가배상법 제5조에 따른 책임이 적용될 수 있다.

 

관리·감독 의무를 다하지 못한 점이 인정되면 지자체 역시 손해배상 책임을 부담할 수 있다.

 

피해자는 시공사와 발주기관을 상대로 함께 책임을 묻는 경우가 많다. 다만 실제 배상 범위는 사고 경위에 따라 달라진다.

 

특히 집중호우나 태풍 등 자연적 요인이 함께 작용한 경우에는 책임이 일부 제한될 수 있다. 법원은 공사상 문제와 자연적 원인을 함께 고려해 손해를 나누는 판단을 내려왔다.

 

인명 피해가 발생한 경우에는 형사 책임도 문제 된다. 현장소장이나 안전관리 책임자 등 공사 관계자에게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가 적용될 수 있으며 도급 구조에 따라 발주기관 관계자의 책임까지 함께 따질 수 있다.

 

건설기술진흥법과 건설산업기본법은 공사 과정에서 안전 의무를 위반해 인명 피해가 발생한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금고형을 규정하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임시제방과 같은 가설 구조물도 단순한 공사 편의시설이 아니라 국민의 생명과 직결되는 안전 시설로 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공사 과정에서 기존 제방을 훼손하거나 수위 상승이 예상되는 상황에서는 최소한의 안전 기준을 넘어선 관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또 공공 공사의 경우 시공사뿐 아니라 발주기관의 관리·감독 책임까지 함께 작동하는 만큼, 사고 이후 책임을 가리는 데 그치지 않고 사전 점검과 통제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요구도 이어지고 있다.

박혜민 기자 wwnsla@tsisala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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