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륙 준비 항공기 비상구 강제 개방…항공보안법상 처벌 기준은

  • 등록 2025.04.15 13:4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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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보안법 위반 시 최대 징역 10년…

 

비행 중 승객이 항공기 비상구를 임의로 여는 행위는 항공보안법 위반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경우에 따라 중형이 선고될 수 있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항공보안법 제23조는 항공기 내에서 출입문이나 탈출구를 임의로 조작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으며, 이를 위반할 경우 같은 법 제46조에 따라 10년 이하의 징역형이 선고될 수 있다.

 

법원 역시 비상구 레버 덮개를 분리하는 등 개방 과정에 포함된 행위 자체를 ‘탈출구 조작’으로 보고 유죄를 인정한 사례를 이어오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실제 항공기 운항 과정에서도 발생했다.

 

최근 제주공항에서 김포로 향할 예정이던 에어서울 RS902편 항공기가 활주로 이동을 준비하던 중 30대 여성 승객 A씨가 기내 비상구를 임의로 개방했다.

 

A씨는 좌석에서 일어나 비상구 방향으로 이동했고, 이를 발견한 승무원이 제지했으나 결국 비상구 문이 열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비상 탈출용 슬라이드가 전개되면서 항공기는 정상 운항이 어려운 상태가 됐다.

 

항공기는 주기장으로 되돌아갔고 해당 항공편은 운항이 취소됐다. 기내에 있던 승객 202명과 승무원 7명은 모두 항공기에서 내려 대체 항공편을 이용하게 됐다.

 

경찰은 A씨의 행위가 항공보안법 위반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조사 중이다. 특히 비상문이 실제로 열리고 슬라이드까지 전개된 점에서 단순 조작 시도를 넘어 항공기 안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이러한 경우 항공보안법 위반뿐 아니라 재물손괴 혐의가 함께 적용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비행 중 비상문을 개방해 슬라이드가 파손된 사건에서 두 혐의를 모두 인정한 판례도 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답답함을 느껴 비상구를 열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폐소공포증으로 정신과 진료를 받은 이력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정신과 치료 이력이 곧바로 형사 책임을 면제하는 것은 아니다. 법원은 범행 당시 판단 능력과 행동 통제 능력을 기준으로 심신미약 여부를 판단하고, 이는 형을 감경하거나 치료 명령을 부과하는 양형 요소로 고려하는 경향이 있다.

 

법무법인 안팍 안지성 변호사는 “비상문이 완전히 열리지 않았더라도 이를 열기 위한 조작 과정 자체만으로도 탈출구 조작에 해당할 수 있다는 것이 법원의 일관된 판단”이라며 “슬라이드 전개나 항공기 손상이 발생한 경우에는 재물손괴 혐의까지 함께 적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항공기 안전을 위협하는 행위는 단순한 돌발 행동으로 보기 어렵고, 행위의 결과와 위험성에 따라 책임이 무겁게 판단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보라 기자 booora@tsisala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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