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감 중에도 개인회생 신청 가능하지만…현실은 ‘불가’

  • 등록 2025.04.16 11:5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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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금·추징금은 면책 제외…
5년 내 면책 이력 있으면 기각

 

감당하기 어려운 빚을 진 채 교도소에 수감된 이들에게 가장 큰 고민은 출소 이후 생계 문제다. 수감 중에도 개인회생이나 파산 신청이 가능한지, 벌금이나 손해배상금까지 탕감받을 수 있는지를 두고 관심이 커지고 있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형자라고 해서 개인회생이나 파산 신청 자체가 금지되는 것은 아니다. 헌법재판소 역시 “수형자도 재판을 받을 권리를 가지며, 교정기관은 소송 수행에 지장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실제 절차 진행은 쉽지 않다. 개인회생과 파산 모두 채권자 목록과 재산 내역, 수입·지출 자료 등 다양한 서류 제출을 요구하는데 수감 상태에서는 이를 직접 준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변호사 등 대리인을 통한 신청이 일반적인 방식으로 활용된다. 특히 개인회생의 경우 일정한 소득이 전제돼야 한다는 점에서 수형자에게는 더 높은 진입 장벽으로 작용한다.

 

개인회생과 파산은 제도 구조부터 차이가 있다.

 

개인회생은 장래에 일정한 수입이 있는 채무자가 3년에서 최대 5년 동안 일부 채무를 변제한 뒤 나머지를 탕감받는 제도다. 반면 개인파산은 변제 능력이 없는 상태에서 재산을 처분해 채권자에게 배당한 뒤 남은 채무를 면책받는 방식이다. 결국 소득 유무가 두 제도를 가르는 핵심 기준이 된다.

 

또한 개인회생에는 채무 금액에 대한 기준이 존재한다. 담보채무는 15억 원 이하, 무담보채무는 10억 원 이하로 제한되며 두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예컨대 담보채무가 14억 원이고 무담보채무가 9억 원인 경우에는 신청이 가능하지만, 무담보채무가 10억 원을 초과하거나 담보채무가 15억 원을 넘으면 요건을 충족하기 어렵다. 반면 개인파산은 금액 기준이 아니라 지급불능 상태인지 여부가 판단 기준이 된다.

 

논란이 되는 부분은 형사 관련 채무다. 벌금이나 추징금은 국가 형벌의 성격을 가지는 만큼 개인회생이나 파산 절차에서 면책 대상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많다. 손해배상 역시 성격에 따라 달라지는데, 단순 과실로 인한 채무는 포함될 수 있지만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발생한 경우에는 면책이 제한된다.

 

개인회생 절차에서는 기각 가능성도 존재한다. 법원은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경우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다.

 

필수 서류를 제출하지 않거나 허위로 작성한 경우, 절차 비용을 납부하지 않은 경우, 변제계획안을 기한 내 제출하지 않은 경우에는 절차 개시가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 최근 5년 이내 면책 이력이 있는 경우에도 제한이 따른다.

 

다만 모든 사안이 곧바로 기각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대법원은 개인회생 기각 사유를 엄격하게 해석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신청 직전 특정 채권자에게 우선적으로 변제하거나 담보를 제공한 경우에도 조정 가능성이 있다면 곧바로 배제 사유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배우자에게 재산을 이전했거나 최근 채무가 증가한 경우 역시 일률적으로 기각 사유로 단정할 수 없다는 취지다.

 

신청의 불성실성을 이유로 한 기각도 동일하다. 단순히 과거 신청 이력이 많다는 사정만으로는 부족하고, 절차를 악용하려는 목적이 구체적으로 인정돼야 한다는 것이 법원의 판단이다.

 

파산 절차에서도 기각 가능성은 존재한다. 비용을 납부하지 않거나 파산 사유가 인정되지 않는 경우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 있다. 면책 단계에서는 재산 은닉이나 허위 진술, 과도한 낭비나 도박 등 일정한 사유가 있을 경우 채무 탕감이 제한된다.

 

한편 개인회생이나 파산과 달리 신용회복위원회의 채무조정은 법원을 거치지 않고 채권자와 협의를 통해 상환 조건을 조정하는 방식이다. 법적 강제력이 있는 절차와 달리 채권자의 동의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법조계에서는 단순히 신청 가능 여부보다 채무의 성격과 구조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특히 벌금이나 고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은 면책이 제한될 수 있어 사전에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법무법인 청 곽준호 변호사는 “수감 중에도 개인회생이나 파산 신청 자체는 가능하지만, 실제로는 서류 준비와 절차 진행이 매우 복잡해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다”며 “특히 개인회생은 일정한 소득이 전제돼야 하는데 교정시설 내에서는 이를 충족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출소 이후를 대비해 사전에 제도를 정확히 이해하고 필요한 자료를 미리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재범 방지와 안정적인 사회 복귀를 위해 교정시설 내에서도 관련 법률 정보 제공과 상담 지원이 확대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보라 기자 booora@tsisala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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