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Q. 2020년 지인의 개업식에서 친구와 몸싸움을 벌였습니다. 친구가 넘어지며 머리를 다쳤고 이후 병원 치료를 받다가 사망했습니다.
피해자는 간경변 환자였고 사망진단서에는 다발성 장기부전과 패혈증이 기록되었습니다. CT에서는 뇌손상이 확인되지 않았고 암모니아 수치가 높았다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그러나 검찰은 외상성 뇌손상이 사망 원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부검은 진행되지 않았고 의료기록 등을 근거로 재판이 진행되었습니다. 1심에서는 징역 4년이 선고되었고 항소심에서는 합의 후 징역 2년이 선고되어 현재 수감 중이며 상고심이 진행 중입니다.
이와 관련해 몇 가지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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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검 없이 사망 원인을 판단한 재판이라도 상고심에서 다툴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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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에게 기저질환이 있었고 CT에서 뇌손상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점은 유리한 사정이 될 수 있는지 알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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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 전문가 의견이 서로 다를 경우 그 판단은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해석되는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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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소심까지 유죄가 인정된 상황에서 상고심에서 판결이 뒤집힐 가능성은 어느 정도인지 알고 싶습니다.
A. 우선 상고심에서 다툴 수 있는 상고 이유는 형사소송법에서 엄격하게 제한되어 있습니다. 형사소송법 제383조는 상고 이유를 다음과 같은 경우로 한정하고 있습니다.
판결에 영향을 미친 헌법 법률 명령 또는 규칙의 위반이 있는 때 판결 후 형의 폐지나 변경 또는 사면이 있는 때 재심청구의 사유가 있는 때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에서 중대한 사실오인이 있어 판결에 영향을 미친 때 또는 형의 양정이 심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현저한 사유가 있는 때입니다.
즉 상고심은 기본적으로 법률 적용이 올바른지 여부를 심사하는 절차이며 사실관계를 다시 판단하는 절차는 아닙니다.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중형이 선고된 사건이 아닌 경우 사실오인이나 증거 판단의 문제는 원칙적으로 상고심에서 다루기 어렵습니다.
질문자의 경우 폭행 또는 상해와 피해자의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를 다투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인과관계 판단은 기본적으로 사실인정의 문제에 해당합니다. 이 사건에서 선고된 형이 징역 2년인 점을 고려하면 형사소송법 제383조에서 정한 예외적인 사실오인 심사의 대상에도 해당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상고심에서 이 부분이 다시 판단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입니다.
또한 피해자의 사망 원인을 다시 규명해야 한다는 주장 역시 사실관계에 관한 주장에 해당합니다. 이러한 내용은 늦어도 항소심 단계에서 적극적으로 다투어야 하는 사안이며 상고심에서 새롭게 판단받기는 어렵습니다.
한편 피해자의 사망에 여러 원인이 함께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형사법에서는 피고인의 행위가 사망 결과에 일정한 원인으로 작용했다면 책임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피해자의 기저질환이나 치료 과정이 일부 영향을 미쳤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폭행이나 상해가 사망 결과에 기여한 것으로 인정된다면 형사책임이 완전히 부정되기는 어렵습니다.
이러한 점을 종합해 보면 현재 상고심에서 유죄 판단이 무죄로 뒤집힐 가능성은 현실적으로 높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구체적인 기록과 판결 이유에 따라 법률 적용에 명백한 오류가 있는 경우라면 상고심에서 검토될 여지는 있을 수 있으므로 변호인과 상고 이유서를 충분히 검토하는 것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