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취 상태에서 경찰을 밀치거나 위협하는 행위는 실제 재판에서 어느 정도 처벌로 이어질까.
최근 법원 판결을 보면 단순 소란 수준의 행위라도 공무집행방해로 인정돼 실형까지 선고되는 사례가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공무 수행 과정에서의 물리력 행사를 엄격히 보는 흐름이 반영된 결과다.
25일 <더시사법률>이 리걸테크 엘박스를 통해 최근 공무집행방해 사건 10건을 분석한 결과, 벌금형은 1건에 그쳤고, 나머지는 집행유예 또는 실형이 선고됐다. 이 가운데 2022년 이후 선고된 사건 8건 중 3건은 실형이었다. 형량은 벌금 300만원부터 징역 1년까지 분포했다.
법원은 공무집행방해 성립 여부를 판단할 때 공무가 실제로 중단됐는지보다 직무 수행 과정에서 물리력이나 위협이 행사됐는지에 주목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른바 ‘추상적 위험범’의 성격을 반영한 판단이다.
실제 사건에서도 이러한 기준이 일관되게 적용됐다. 서울중앙지법은 주점에서 지인의 현행범 체포를 제지하는 과정에서 경찰관을 밀치고 붙잡은 피고인에게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폭행 정도가 크지 않고 전과가 없는 점 등이 고려됐지만 공무 수행을 방해한 행위 자체는 인정됐다.
반면 물리력 행사 정도가 크거나 상황이 반복될 경우 곧바로 실형으로 이어졌다. 광주지법은 주점 앞에서의 소란에 이어 경찰서 대기실과 유치장 절차에서도 경찰관 여러 명을 수차례 폭행한 피고인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현장뿐 아니라 이후 절차까지 이어진 폭행이 불리하게 작용했다.
수원지법 평택지원 역시 편의점 난동 이후 경찰관을 뒤쫓아가 주먹을 휘두른 사건에서 징역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실제 접촉이 없었더라도 위협적인 유형력 행사로 판단했다.
같은 범죄라도 양형은 엇갈렸다. 대전지법은 순찰차 진행을 방해하고 경찰관을 밀친 사건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고, 청주지법은 체포 이후 지구대에서 경찰관을 넘어뜨린 사건에 대해 같은 수준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이들 사건에서는 초범이거나 반성·사과 등의 사정이 참작됐다.
이번 분석에서 확인된 양형 기준도 비교적 명확했다. 법원은 ▲폭행의 강도와 횟수 ▲피해 경찰관 수 ▲현장 이후까지 이어진 행위 여부 ▲동종 전과 및 누범 여부 ▲반성·공탁·합의 여부 등을 중심으로 형을 정했다.
특히 피해 경찰관이 다수이거나 범행이 반복된 경우 또는 동종 전과가 있는 경우에는 실형 선고로 이어지는 경향이 뚜렷했다.
또 다른 쟁점인 ‘정당한 공무집행’ 여부에 대해서도 법원은 비교적 넓게 인정하는 입장을 유지했다. 서울중앙지법은 현행범 체포 과정에서 발생한 물리적 충돌과 관련해 “행위 당시 상황을 기준으로 객관적·합리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며 경찰 조치의 적법성을 인정했다.
이번 판결들을 종합하면 공무집행방해죄는 단순 접촉 수준에서도 처벌이 가능하고, 폭행이 반복되거나 전과가 있을 경우 실형 선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단순한 주취 소란이라 하더라도 경찰의 제지나 현행범 체포 과정에서 물리력이 행사될 경우 공무집행방해가 성립할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된다.
법무법인 청 곽준호 변호사는 “공무집행방해죄는 공무 수행 결과가 실제로 방해됐는지보다 직무 집행 과정에서 유형력이 행사됐는지를 기준으로 판단된다”며 “주취 상태에서의 우발적 행위라도 폭행의 정도, 전과 여부, 행위의 반복성에 따라 실형까지 선고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현장 대응 과정에서 경찰관을 상대로 물리력을 행사한 경우에는 공권력 보호 필요성이 강하게 작용하는 만큼 단순한 접촉이라도 형사처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