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시사법률>로 써보는 오늘의 일기
향정신성 약품 투약으로 이곳에 들어온 지 1년 6개월.
여전히 매일이 쉽지 않지만 처음 이곳에 왔을 때는 약물에 찌들어 있던 몸이 비명을 지르듯 끔찍한 고통을 겪었다. 금단 증상 때문에 온몸이 사시나무처럼 떨리고 식은땀이 비 오듯 흘렀다.
벽에 머리를 박고 기절하고 싶을 정도로 고통스러웠다. 교도관님들 앞에서 짐승처럼 헐떡이는 내 모습을 보이는 게 수치스러웠지만 내 몸은 이미 내 의지로 통제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
한 달쯤 지나 떨림도 멈추고 땀도 나지 않자 내 안에서 오만한 생각이 고개를 들었다. '생각보다 참을 만하네. 이 쉬운 걸 왜 밖에서는 못해서 여기까지 왔지?' 하지만 같은 방을 쓰던 형이 내게 서늘한 경고를 던졌다.
"야, 네 눈빛 보면 다 티 나. 여기서 나가면 다 잊고 알아서 잘 끊을 수 있을 것 같지? 절대 아니야." 나중에 알고 보니 그 형은 나와 같은 죄로 벌써 세 번째 들어온 사람이었다.
교도소 내 마약 재활 프로그램도 처음엔 그저 시간이나 때우려 참석했다. 그런데 몇 번 가다 보니 그곳에 모인 사람들의 핑계가 하나같이 나와 똑같았다.
'우연히', '호기심에', '의도치 않게'. 나만 그런 게 아니라는 생각에 잠시 안도하려던 찰나 나와 똑같은 변명을 하며 두 번, 세 번 이곳에 들어온 그들을 보며 덜컥 무서운 겁이 났다.
저것이 약물에 굴복한 내 미래의 모습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 '생각을 고쳐먹어야겠다'고 다짐했다.
사회에 나가서는 제발 사람답게 살자. 그러려면 뭐부터 해야 할지 막막했지만 우선 흩어진 정신부터 붙잡아야 했다. 그저 정해진 시간에 청소하고 밥 먹고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운동하며 하루의 규칙을 만들었다.
매일 똑같은 일상을 반복하다 보니 비로소 머릿속이 정리되고 내가 해야 할 일이 보이기 시작했다.
다시는 쾌락으로 나의 몸과 정신을 갉아먹지 말아야지. 나를 망치는 것이 결국 나를 믿어준 사람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는 일임을 이제는 알게됐다.
몸과 마음의 건강을 되찾기 위해 언젠가부터 나의 부끄러운 과거를 마주하는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일기장 위에 지난날의 잘못을 쏟아내고 나니 역설적이게도 앞으로 나아갈 작은 용기가 생겼다.
1년 6개월이 지난 지금도 내 안의 충동과의 싸움은 매일 계속된다. 하지만 흔들릴 때마다 일기를 쓰며 나 자신을 단단히 묶어맨다.
다시 세상에 나가게 된다면 혼자만의 힘으로 이겨내려 자만하지 않고 전문 치료를 받고 중독 재활 센터의 도움을 받으며 평범한 사회인으로 섞여 살고 싶다.
그 당연하고도 간절한 꿈을 위해 나는 오늘도 묵묵히 버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