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Q. 보이스피싱 조직의 현금 수거책으로 가담했다는 이유로 사기와 범죄수익은닉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피해자들로부터 약 2억 5천만 원을 전달받은 사실은 인정하지만, 저는 조직의 지시에 따라 움직인 단순 전달책에 불과했습니다. 이런 경우 재판에서는 어떤 점이 중요하게 판단되나요?
A. 보이스피싱 사건에서 이른바 ‘현금 수거책’ 역할을 한 경우에도 형사 책임이 인정되는 사례가 많습니다. 조직이 금융기관 등을 사칭해 피해자들을 속이는 과정에 직접 가담하지 않았더라도, 피해금 전달 구조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기 때문입니다.
이 사건에서도 피고인은 2024년 10월경 보이스피싱 조직의 제안을 받아 현금 수거책 역할을 맡았고, 피해자들을 직접 만나 현금을 전달받아 조직의 전달책에게 넘기는 방식으로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수사 결과 피고인은 총 7명의 피해자로부터 약 2억5300만원을 수거했으며, 이후 일부 금액을 제3자 명의 계좌로 송금하는 등 범죄수익 은닉에도 관여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검찰은 이러한 행위를 근거로 피고인에게 사기와 범죄수익은닉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습니다. 수사 과정에서 피고인은 범행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자신은 조직의 지시에 따라 움직인 단순 가담자이며 직접 취득한 경제적 이익은 크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재판부는 이러한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피고인에게 징역 2년 10개월을 선고했습니다. 또한 피해자 중 배상신청인에게 3천만원을 지급하라는 배상명령을 내리고 가집행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양형 판단에서 몇 가지 사정을 함께 고려했습니다. 우선 피고인이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범행을 부인하지 않은 점, 범행의 주도자가 아닌 단순 가담자로 보이는 점, 실제 취득한 경제적 이익이 크지 않은 점은 유리한 정상으로 판단했습니다.
다만 보이스피싱 범죄는 조직적으로 이루어지고 사회적 피해가 큰 범죄라는 점에서 엄정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보았습니다. 특히 다수의 피해자로부터 상당한 금액을 수거한 점, 범죄수익 은닉 행위에 가담한 점, 피해자들과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점, 과거 사기 전력이 있는 점 등이 불리한 정상으로 고려되었습니다.
결국 보이스피싱 사건에서는 단순 전달책이라고 주장하더라도 범행 구조를 인식하고 피해금 전달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면 형사 책임이 인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만 가담 정도, 범행 기간, 취득한 이익의 규모, 피해 회복 여부, 반성 태도 등이 양형에서 중요한 요소로 고려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