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동의 밤 이야기를 꺼내자면, 겉으로는 잠잠해 보이지만 속사정은 전혀 다르다는 점부터 짚어야 합니다.
저녁이 되면 사동 복도 바닥 위로 녹색 카펫이 펼쳐집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야간 순찰을 도는 근무자의 발소리를 최대한 억제하기 위해서입니다.
사소한 소리 하나에도 민감해질 수 있는 환경인 만큼, 수용자들의 잠을 깨우지 않으려는 나름의 조치입니다. 시설 운영 측면에서도 밤 시간대에 사동이 잠잠하게 유지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상태입니다.
그러나 현실은 그리 녹록하지 않습니다. 밤이 깊어질수록 오히려 온갖 사유로 호출이 이어지는 경우가 빈번합니다. 누군가는 갑자기 복통을 호소하며 의료 조치를 요청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급히 전해야 할 말이 있다며 외부 연락을 부탁합니다.
"면회를 와달라고 전해달라"는 요청도 있고, 영치금이 바닥났으니 가족에게 전화 한 통만 넣어달라는 부탁도 나옵니다. 여기서 영치금이란 수용자가 시설 내에서 쓸 수 있도록 맡겨둔 개인 자금을 뜻합니다.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사소해 보이는 요청도 끊임없이 이어집니다. "뜨거운 물 한 통만 가져다 달라"는 식의 부탁을 시작으로, 다양한 이유를 들어 계속해서 근무자를 찾는 상황이 반복됩니다. 물론 규정과 여건에 따라 수용할 수 있는 요청도 있고, 그렇지 못한 것도 있습니다.
문제는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았을 때 벌어지는 상황입니다. 일부 수용자는 조용히 물러서지 않고,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출하기도 합니다.
심한 경우 "앞으로 근무 태도를 지켜보겠다"는 식의 압박이나 위협적인 발언이 나오기도 합니다. 근무자로서는 감정적으로 맞대응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매번 끌려다닐 수도 없는 난감한 상황이 되풀이됩니다.
그래서 사동의 밤은 표면적인 정적과 달리, 내내 긴장이 풀리지 않는 시간입니다. 조용해야 마땅한 공간이지만, 완전한 고요가 찾아오는 순간은 오히려 드뭅니다. 이런 크고 작은 일들이 겹겹이 쌓이면서 시간은 더디게 흘러갑니다.
그리고 아직도 밤은 길게 남아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