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여성 수형자가 보내온 편지에는 믿었던 동료 수용자에게 남편 연락처를 알려준 대가로 가정이 무너진 충격적인 사연이 담겨 있었다. 사연의 주인공 A 씨는 보이스피싱 혐의로 복역 중인 여성이다.
A 씨의 사연에 따르면 함께 방을 썼던 B라는 동료 수용자와 서로 깊은 이야기를 나눌 정도로 가까운 사이였고, B 씨는 먼저 출소했다.
출소 날 A 씨는 B 씨에게 남편(C의) 휴대전화 번호를 적어주었고, 시어머니에게도 부탁할 이런저런 당부의 말을 메모해서 전달해 달라고 했는데 B 씨는 나가서 A 씨의 남편을 만나 바람이 났다. 결국 A 씨의 남편은 이혼을 요구했고, A 씨는 며칠을 오열한 끝에 이혼서류에 서명했다. 이혼 후엔 공황장애를 겪으며 작업장에도 나가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A 씨는 “가족이나 남편 연락처를 수용자들에게 알려줬다가 이런 일을 당한 사례가 너무 많다”며 “아무리 친해도 동료 수형자에게는 절대 연락처는 주지 말라”고 경고하고 싶다고 전했다.
또한 A 씨는 수감생활을 하며 펜팔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이른바 ‘펜팔 문화’는 수형자 간 외부인과의 서신 교류를 통해 사회와의 연결고리를 유지하자는 취지에서 비롯됐지만, 현장에서는 그 목적과는 달리 엇나가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전했다. 특히 여성 교도소 내부에서는 펜팔이 하나의 ‘경제활동 수단’으로까지 왜곡되고 있다고 말했다.
A 씨는 “글 솜씨 좋은 수형자 중에는 4~5명의 남성과 동시에 펜팔하며 돈을 받는 경우도 있다”며 “돈이 끊기면 관계도 끊는다. 이런 식으로 출소 후 누구와 잘 지낼지, 누구와 먼저 잠을 잘지 미리 순번까지 정해두고 나간다”고 말했다. 심지어 일부 수형자는 남성 펜팔에게 음란한 편지를 보낸 뒤 매달 30만 원을 받는다는 사례도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사례에서는 성적 편지를 주고받으며 여성 수형자가 체모를 붙인 편지를 보내거나, 남성 수형자는 사정한 흔적을 종이에 묻혀 보내는 일도 있었다고 한다. 심지어 어떤 여성 수형자는 해당 편지를 받고 냄새를 맡는 등 비정상적인 교류가 이뤄지기도 했다.
A 씨는 “이런 행위를 저지르는 수형자들을 볼 때마다 너무 혐오스러웠다”고 말했다.
그는 “어떤 수용자는 우표가 없어 로션과 면봉으로 무인 찍힌 우표를 지워 재활용한다. 또 예쁜 그림으로 남성의 환심을 사 돈을 받아내는 수용자도 있다”며 “이제 펜팔은 순수한 교류가 아니라 죄를 키우는 도구가 됐다”고 주장했다.
심지어 “이런 교류로 인해 실질적인 사기나 폭력이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며 “출소 후 펜팔 상대를 만나 폭행당하고, 다시 고소로 이어지는 악순환도 벌어진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A 씨는 “펜팔은 지금 백해무익한 범죄의 출발점이 됐다. 누군가는 이런 현실을 밖에 알려야 한다는 절박함으로 이 글을 쓴다”고 전했다.
이어 A 씨는 “남자 수형자들에게 꼭 말해주고 싶습니다. 제발 속지 마세요. 이런 교도소의 얄팍한 장사 수단에 놀아나고 병드는 건 결국 제소자들뿐입니다”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