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심 법원이 유죄를 인정하면서도 판결문에 적용 법조를 적지 않은 채 선고한 사건에서 대법원이 절차상 하자를 이유로 사건을 파기 환송했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박영재 대법관)는 공익신고자 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모 씨(45)에게 벌금 5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환송했다.
대법원은 “피고인에 대해 유죄를 선고하면서도 판결서에 범죄사실에 적용된 법령을 명시하지 않았다”며 “이를 그대로 유지한 원심 역시 형사소송법 제323조 제1항을 위반한 잘못이 있다”고 판단했다.
형사소송법 제323조 제1항은 유죄 판결을 선고할 경우 범죄사실과 증거의 요지, 적용 법령을 반드시 판결문에 기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가운데 하나라도 빠질 경우 판결의 적법성이 문제 될 수 있다.
이씨는 경기 안산에서 병원을 운영하던 중 2020년 1~2월 사이, 한 간호사가 경찰과 국가인권위원회에 공익신고를 했다는 이유로 해당 간호사를 다른 부서로 전보하고 정직 3개월의 징계를 내린 혐의로 2022년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지난해 5월 이씨에게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지만, 판결서에 공익신고자 보호법의 구체적 적용 조항을 적시하지 않았다. 항소심 역시 올해 1월 1심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이 같은 기재 누락을 바로잡지 않았다.
대법원은 “형이 무겁다는 취지의 항소 이유는 받아들이기 어렵다”면서도 “적용 법령을 기재하지 않은 것은 직권으로 살펴야 할 중대한 절차 위반”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사건은 서울중앙지법으로 다시 넘어가게 됐다. 파기환송심에서는 기존과 동일한 벌금 500만원이 유지될 가능성이 있지만, 법령을 명확히 기재해 판결문을 다시 작성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