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 교체 가능성이 커지면서 검찰 고위 간부들의 잇단 사의 표명이 이어지고 있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이를 두고 ‘검찰 엑소더스’의 전조가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동시에 대형 로펌들도 인력 수급 전략을 재정비하는 분위기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을 비롯해 조상원 4차장검사, 안동완 서울고검 검사, 나의엽 수원지검 부부장검사 등이 잇따라 사직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수뇌부와 중간 간부급이 동시에 움직이는 모양새다.
이 지검장의 경우 여권과 가까운 인사로 분류돼 온 만큼, 향후 정권 지형 변화에 따른 부담을 고려한 결정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된다. 특히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 사건에서 무혐의 처분을 내렸던 점이 정치적 논란과 맞물려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법조계에서는 오는 6·3 조기 대선을 기점으로 검사들의 추가 이탈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적지 않다. 과거 정권 교체기마다 반복됐던 대규모 인사 이동과 조직 재편이 이번에도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다. 정치적 환경 변화에 따라 주요 보직 교체가 단행될 경우, 선제적으로 사직을 선택하는 사례가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이번 대선이 단순한 인사 변동을 넘어 검찰 조직의 구조 자체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수사·기소권 분리와 영장청구권 폐지 등을 포함한 강도 높은 개혁안을 예고한 상황이어서, 선거 결과에 따라 조직의 역할과 위상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 로펌 시장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통상 하반기 인사철에 맞춰 전관 영입이 이뤄지지만, 올해는 상반기부터 내부 수요를 점검하는 움직임이 감지된다. 일부 로펌은 부장검사급 이상 인력의 대거 유입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채용 계획을 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이번 인사 시즌에는 예년보다 많은 인원이 시장에 나올 가능성이 있다”며 “이미 몇몇 로펌은 연초부터 채용 규모를 보수적으로 잡아두고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과거처럼 검사 출신이 대거 로펌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재현될지는 미지수라는 시각도 있다. 검찰의 영향력이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와 함께, 전관에 대한 사회적 시선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형사 실무 경험을 갖춘 경찰 출신 변호사에 대한 수요가 늘었다는 점이 변수로 꼽힌다. 한 로펌 관계자는 “판사 출신은 여전히 선호도가 높지만, 최근에는 수사 경험이 풍부한 경찰 출신에 대한 관심이 더 커진 상황”이라며 “현재로서는 검사 출신을 적극적으로 영입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정권 교체 가능성과 검찰 개혁 이슈가 맞물리면서, 법조 인력 시장의 지형도 역시 적지 않은 변화를 겪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