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낸 순서대로 노출 안 돼”…법무부 칼 빼들어...

  • 등록 2025.05.28 10: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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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가 변호사 검색서비스에 대한 대대적인 정비에 나섰다. 검색 결과가 사실상 ‘광고비 순’으로 배열되는 구조에 제동을 걸겠다는 취지다.

 

법무부는 최근 ‘변호사 검색서비스 운영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공개했다. 총 20개 조항으로 구성된 이번 지침의 핵심은 포털 등 일부 플랫폼에서 활용해 온 CPC(클릭당 비용) 방식의 노출 구조를 원칙적으로 제한한 데 있다. 광고 입찰가가 높을수록 상단에 배치되는 현행 방식이 변호사 선택에 왜곡을 초래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현재 이혼, 성범죄 등 사건 수요가 높은 분야의 경우 클릭 한 번에 수십만 원에 달하는 금액이 책정되는 사례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루 광고비가 수백만 원을 넘기는 구조 속에서 자본력이 곧 노출 순위로 이어지는 시장 환경이 형성됐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법무부는 이 같은 구조가 공정한 수임 질서를 해칠 우려가 있다고 보고, 낙찰가 기준 정렬을 전면 배제하도록 했다. 단순 광고비 경쟁이 소비자 판단에 과도한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된다는 설명이다.

 

검색 조건과 관련해서도 일정한 선을 그었다. 학력이나 사법연수원 기수 등 객관적 이력 정보는 허용하되, 특정 인맥이나 ‘전관’ 이미지를 연상시키는 요소, 개별 사건 내용에 기반한 세부 필터링은 차단 대상에 포함됐다. 사실상 알선 행위로 오해될 소지가 있는 구조를 사전에 막겠다는 취지다.

 

후기 시스템 역시 대폭 손질된다. 별점과 같은 점수화 방식은 금지되며, 실제로 법률서비스를 이용한 사실이 확인된 이용자만 의견을 남길 수 있도록 제한된다. 단순한 수치 경쟁이 변호사 평가를 좌우하는 구조를 막겠다는 것이다.

 

전문 분야 광고 자체는 가능하지만, 무제한 노출은 허용되지 않는다. 광고 건수에 일정한 제한을 두고, 경력이나 수행 실적에 대한 정보 공개 의무도 부과된다. 상담료 안내는 가능하되, 구체적인 수임 보수를 미리 제시해 유인하는 행위는 ‘미끼성 광고’로 간주해 제한하기로 했다.

 

회원 등급에 따른 노출 차등은 인정되지만, 유료 회원 사이에서 광고비 규모나 상담료 액수로 순위를 정하는 방식은 금지된다. 단순히 더 많은 비용을 지불했다고 상단에 배치되는 구조는 허용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다만 법무부가 플랫폼을 직접 제재할 수 있는 권한은 없다. 당국은 시정 권고를 하고, 대한변호사협회 등 관련 단체가 변호사에 대한 징계 절차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법무부는 향후 리걸테크 분야의 인공지능 활용과 관련한 별도 기준도 마련할 계획이다. 기술 발전을 저해하지 않으면서도 공정성과 신뢰를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가 소비자 보호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는 평가와 함께, 광고 기반 수익 모델에 의존해 온 플랫폼들의 반발 가능성도 제기된다. 세부 조항 해석을 둘러싼 논란 역시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채수범 기자 cotnqja@sisala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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