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대부업 범죄수익이 확보되더라도 법적 환부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피해자들이 실질적인 구제를 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구제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대검찰청에 따르면 검찰이 불법 대부업 사건에서 동결한 자산 규모는 2020년 9억여원에서 2024년 666억여원으로, 4년 만에 약 70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보전 결정 건수도 18건에서 238건으로 13배 넘게 늘었다. 보전 결정은 수사 초기 피의자의 범죄수익으로 의심되는 자산을 법원 승인 아래 임시로 묶어두는 절차다. 이후 범죄 혐의가 확정될 경우 해당 자산은 국고로 귀속되거나 피해자에게 환부될 수 있다.
그러나 불법 대부업 사건으로 동결된 자산은 피해자에게 돌려줄 수 없다. 현행 '부패재산의 몰수 및 회복에 관한 특례법'상 대부업법 위반 범죄는 환부 대상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검찰이 동결한 666억원 가운데 피해자에게 환부된 금액은 0원이었다. 확보된 자산은 모두 국고로 귀속됐고 피해자에게는 돌아가지 않았다.
검찰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법무부에 환부 대상에 대부업법 위반 범죄를 포함하는 법 개정을 공식 건의한 상태다. 현재 법무부도 해당 사안을 검토 중이며 이후 국회에 관련 법안을 제출할 계획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피해자 구제 확대가 자칫 ‘도덕적 해이’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불법 대부업 피해자들이 “어차피 돈을 돌려받을 수 있다”는 인식을 갖고 위험성을 인지하면서도 고금리 대출을 이용할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일부 피해자의 경우 불법 대부업임을 알면서도 차입을 감행한 뒤 사후에 피해자 자격으로 환부를 요구할 여지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따라 피해자 보호 취지의 제도가 오히려 불법 대출을 조장하는 부작용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예컨대 피해자가 불법 대부업 이용 사실을 인지하고도 차입한 경우에는 환부 대상에서 제외하거나 구제 금액을 제한하는 방식이 거론된다.
또 피해 구제 신청 과정에서 피해자의 불법 대부업 인지 여부를 확인하는 절차를 도입하고 피해 사실 입증을 위한 증빙 자료 제출을 요구해 허위 피해자 신청을 차단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제시된다.
법무법인 청 곽준호 대표 변호사는 “환부 제도는 피해자를 보호하려는 취지이지만 불법 대부업을 이용하려는 동기 자체를 줄이기 위해서는 제한적인 구제 기준이 병행돼야 한다”며 “피해자가 금융사기 예방 교육이나 사전 안내를 받도록 의무화하는 방식도 도덕적 해이를 방지하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