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로 17억원 가로챈 대기업 인사팀장, 징역 3년 6개월

  • 등록 2025.06.11 08: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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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들에게 허위 투자 정보를 흘리고 수십 차례에 걸쳐 수억원을 가로챈 대기업 인사팀장이 법정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판사 이정형)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혐의를 받는 A씨에게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다.

 

A씨는 2023년 12월 자신이 근무하던 회사의 직원 B씨에게 접근해 “C투자회사 회장이 우리 대학 동문 선배인데 동문들끼리 별도 계좌를 만들어 안정적으로 투자하고 있다”며 “채권과 어음 투자로 연 7% 정도 수익이 나니 함께 하자”고 권유했다.

 

그러나 A씨가 말한 투자처는 실제로 존재하지 않았고 수익이 발생하는 구조도 아니었다. 그럼에도 A씨는 2024년 10월까지 총 20차례에 걸쳐 B씨로부터 투자금 명목으로 5억8660만원을 송금받았다.

 

A씨는 다른 직원들에게도 유사한 수법으로 접근했다. 지난해 3월 회사 메신저를 통해 직원 C씨에게 “투자 자문을 해주는 사람들과 연계해 안전하게 투자하고 있다”며 “대기업이 발행한 어음이나 회사채를 만기 전에 매입해 단기간에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속였다. C씨는 이를 믿고 총 6583만원을 송금했다.

 

이 밖에도 A씨는 같은 방식으로 또 다른 직원에게서 1억1200만원을 받아냈고, 아파트 경매 투자를 빌미로 1억277만원을 편취하는 등 사기 범행을 반복했다. A씨가 총 4명으로부터 가로챈 금액은 17억9284만3260원에 달한다.

 

재판부는 A씨의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인적 신뢰 관계를 이용해 다수의 피해자를 상대로 장기간 반복적으로 사기 범행을 저질렀고 피해 금액 또한 거액”이라며 “피해자들이 상당한 정신적·경제적 고통을 겪고 있으며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양형 사유를 밝혔다.

 

법무법인 청 곽준호 변호사는 “직장 내 상하관계나 인사·신뢰 관계를 이용한 사기 범행은 일반적인 투자 사기보다 죄질을 무겁게 보는 것이 최근 법원의 경향”이라며 “특히 반복 범행과 거액 피해가 인정될 경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이 적용돼 실형 선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사건처럼 내부 정보를 가장하거나 회사 조직을 신뢰 기반으로 활용한 경우 단순 개인 간 사기를 넘어 조직 신뢰를 훼손한 범죄로 평가돼 양형에서 불리하게 작용한다”고 덧붙였다.

임예준 기자 cotnqj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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