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도피 끝 송환…102억원대 사기 시행사 대표 중형

  • 등록 2025.06.12 13:4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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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체류 기간 공소시효 중단 인정
장기간 도피 후 복귀…중형 선고

 

캐나다 밴쿠버 신축 아파트 사업에 사용하겠다며 102억원대 사기 행각을 벌인 건설 시행사 대표가 국내로 강제 송환돼 범행 20년 만에 1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지귀연)는 지난 11일 캐나다 밴쿠버 신축 아파트 사업에 투자하겠다며 102억원을 편취한 혐의로 기소된 건설 시행사 대표 정모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하고 보석을 취소했다.

 

재판부는 정씨가 2005년 또는 2006년 무렵 범행을 저질렀다며 공소시효가 완성됐다고 주장한 데 대해 “피해자가 정씨의 출국 직후 고소했고, 정씨가 캐나다 출국 이후 입국하지 않다가 범죄인 인도 절차를 통해서야 강제 송환된 점, 가족들은 수시로 국내에 입국했으나 정씨는 입국하지 않은 점, 특히 출국 전 피해자에게 사기 범행을 인정하는 취지의 시인서를 교부한 점 등을 종합하면 공소시효는 해외 체류 기간 동안 중단됐다고 봄이 타당하다”며 이를 배척했다.

 

또 정씨가 사기와 편취의 고의 및 기망 행위를 부인한 데 대해서도 “피해자에게 ‘사업이 차질 없이 진행될 것’, ‘위험성은 제로(0)에 가깝다’고 말한 점에 비춰 자금 조달이 어려워질 가능성과 사업 차질을 인식하면서도 이를 알리지 않고 기망한 것으로 보인다”며 미필적 고의를 인정했다.

 

사기 범행 시인서가 협박에 의해 작성됐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협박을 당했다면 즉시 다툴 수 있었음에도 그러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하면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각 사기 범행으로 인한 명목상 피해액만으로도 100억원을 넘고 현재 가치로 환산하면 피해 규모는 더 클 것”이라며 “피해자들은 대부분의 재산을 잃고 심각한 고통을 겪고 있으며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씨는 약 15년간 형사처벌을 피하기 위해 국외에 체류하다가 범죄인 인도 절차로 강제 송환됐다”며 “법원은 피해 회복 가능성을 고려해 선고기일을 여러 차례 연기했으나 실질적인 피해 회복은 이뤄지지 않았다”고 양형 사유를 밝혔다.

 

다만 일부 금액이 변제된 점과 피해자 역시 고수익만을 기대한 채 사업 진행 상황을 구체적으로 확인하지 않은 점은 유리한 사정으로 참작됐다.

 

법무법인 민 윤수복 변호사는 “피고인이 해외로 도피해 재판을 회피한 경우에는 공소시효가 중단된다”며 “이번 사건에서도 해외 체류 기간 동안 입국하지 않고 범죄인 인도 절차로 송환된 점이 공소시효 중단 사유로 인정된 것은 법리상 타당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피고인이 실제로는 자금 조달에 어려움이 있었음에도 이를 숨기고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될 것처럼 기망한 점이 사기죄 성립의 핵심”이라며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한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정씨는 2005년 캐나다 밴쿠버 신축 아파트 사업에 투자하겠다며 피해자들을 속여 102억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는다. 2008년 다른 사건 재판 도중 해외로 도피한 뒤 피해자 고소로 수사가 시작됐고 이후 범죄인 인도 절차를 거쳐 국내로 송환됐다.

손건우 기자 soon@tsisala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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