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행 말리다 ‘공동폭행’된 30대 남성의 억울한 사연

  • 등록 2025.06.16 08: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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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행 사건을 말리려다 오히려 가해자로 처벌받은 남성의 사연이 알려지며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3일 자동차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폭행을 말리다 벌금형을 받게 됐다”는 제목의 글과 함께 당시 상황이 담긴 영상이 공개됐다.

 

글쓴이 A씨는 “지난해 버스 안에서 20대 남성과 80대 노인이 말다툼을 벌이던 중 젊은 남성이 노인을 폭행하는 장면을 목격했다”고 설명했다.

 

공개된 영상에는 젊은 남성이 주먹으로 노인을 때리고 발로 걷어차는 모습이 담겼다. 발에 맞은 노인은 바닥에 쓰러졌고, 주변 승객들은 비명을 질렀다. A씨는 이를 제지하기 위해 나섰으나 오히려 가해 남성과 몸싸움이 벌어졌다.

 

 

A씨는 코뼈 골절로 전치 3주 진단을 받았고, 노인은 얼굴 등의 부상으로 전치 6주 이상 진단을 받아 입원 치료를 받은 뒤 퇴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후 A씨와 노인은 ‘공동폭행’ 혐의로 수사를 받게 됐다. A씨는 “폭력을 말리던 저와 피해자인 할아버지까지 공동폭행 혐의로 조사받았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경찰은 A씨가 가해 남성을 막기 위해 다리를 잡는 등 물리력을 행사한 점을 폭력으로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A씨는 벌금 10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았고, 80대 노인 역시 피고인 조사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폭력을 사용한 점에 대해 잘못을 인지하고 있다”면서도 “그때 제가 나서지 않았다면 할아버지께 어떤 일이 벌어졌을지 상상하기 어렵다.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답답하다”고 말했다.

 

사연이 알려지자 누리꾼들은 “폭력을 막은 사람까지 처벌받는 건 부당하다”, “말리다 가해자가 되는 현실이 씁쓸하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법무법인 민 윤수복 변호사는 “폭력을 제지하려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물리력이 동반되더라도 그 정도가 상대방의 공격을 막기 위한 최소한에 그쳤다면 정당방위나 긴급피난으로 인정될 여지가 있다”며 “다만 수사 단계에서는 결과나 물리적 접촉 자체에 초점을 맞춰 폭행으로 판단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싸움을 말리려다 처벌받는 구조는 사후 구제가 쉽지 않은 현실을 보여준다”며 “당시 상황의 맥락과 긴급성, 목격자 진술 등이 수사·재판 과정에서 충분히 반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예준 기자 cotnqj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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