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이 유통된 음란물 사이트의 서버를 관리한 3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도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12-3부(김민아·홍지영·방웅환 부장판사)는 9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30대 정모씨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하고 성폭력 치료강의 40시간, 추징금 952만원을 명령한 원심을 유지했다.
정씨는 2020년부터 약 4년간 불법 촬영물과 허위 영상물, 아동 성착취물이 유통된 사이트의 서버 유지·보수 및 도메인 관리를 맡은 혐의로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정씨를 공범이 아닌 방조범으로 판단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정씨가 사이트에 직접 게시물을 올리거나 삭제할 권한은 없었다”며 “운영자와 콘텐츠 내용에 관해 대화한 사실은 있으나 직접 음란물을 게시할지 여부를 결정하는 위치에 있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원심 판단이 정당하다고 봤다.
또 원심과 마찬가지로 “음란물 게시 행위로 사이트가 폐쇄되지 않도록 하는 기술적 행위로 범행에 기여했다고 볼 수 있다”며 정씨의 방조 혐의를 인정했다.
법무법인 청 곽준호 변호사는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사건에서 서버 관리나 도메인 유지 등 기술적 지원을 한 경우에도 범행의 구조와 인식 정도에 따라 방조범으로 처벌될 수 있다”며 “직접 게시 행위를 하지 않았더라도 범죄가 지속될 수 있도록 기능을 제공했다면 형사책임을 피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만 공범과 방조범의 구별은 범행에 대한 지배력과 의사결정 관여 정도가 핵심 기준이 된다”며 “운영 구조상 게시 여부를 결정할 권한이 없고, 수익 배분이나 콘텐츠 관리에 실질적으로 관여하지 않았다면 공동정범이 아닌 방조범으로 평가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