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아오' 경기 주선비 못 받아 협박...항소심서 감형

  • 등록 2025.07.31 10: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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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복싱 영웅 매니 파키아오(47)와의 복싱 경기를 주선한 뒤 수수료를 받지 못하자 대전 상대였던 국내 무술가를 협박해 수억원을 뜯어내려 한 업체 대표가 항소심에서 감형받았다.

 

인천지법 형사항소 4-3부(신지은 부장판사)는 공갈미수 혐의로 기소된 A씨(45)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벌금 800만원을 선고했다고 31일 밝혔다.

 

A씨는 2023년 7월 10일부터 8월 8일까지 카카오톡 메신저를 통해 한국 출신 무술가이자 인플루언서인 B씨(43)를 7차례 협박해 7억4700만원을 뜯어내려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2022년 12월 파키아오와 B씨 간의 국내 복싱 경기를 주선했으나 B씨 소속사로부터 약속된 수수료 6억원을 지급받지 못하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B씨에게 “지금 사용하는 SNS부터 모든 것을 제가 다 부숴드리겠다”, “제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나중에 보면 깜짝 놀랄 거다”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냈다.

 

또 “이제 평생 저에게 피해를 준 사람들에게 복수하며 살 것”이라며 “앞으로 무엇을 하실지 모르겠지만 제가 계속 따라다니겠다. 잘 살아보세요”라고 협박한 것으로 조사됐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자신의 행위가 범죄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있고, 협박 내용을 실제로 실행할 의사는 없었다고 진술하고 있다”며 “피고인의 협박에는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할 만한 구체적인 내용도 포함돼 있지 않다”고 판단했다.

 

이어 “공갈미수 금액이 많기는 하지만 이는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받지 못한 돈에 해당한다”며 “피고인이 이 사건과 관련한 민사상 책임으로 피해자에게 손해배상금 500만원을 지급해야 하는 점과 범죄 전력이 없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양형 사유를 밝혔다.

 

법무법인 청 곽준호 변호사는 "협박성 발언이 있었더라도 피해자의 명예나 신체에 대한 구체적 침해 내용이 없고, 실제 실행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되면 실형 대신 벌금형으로 감형될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민사적 분쟁이 형사 범죄로 비화될 경우 정당한 채권 회수 주장이라 하더라도 표현 방식이나 수단에 따라 중대 범죄로 처벌될 수 있다"며 "분쟁 당사자는 감정적 대응이나 위협적 언행을 삼가고 법적 절차를 통해 권리를 행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보라 기자 violet0218@sisala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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