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에 실려(포향교도소)

  • 등록 2025.08.09 18:11:40
크게보기

 

물결치며 흘러가는 바람아
지나가는 길이라면 나의 호흡 한 줌 실어다가
아이들 잠결 숨소리에 엄마 호흡 얹어 주어
엄마의 숨소리 잠시나마 맡게 해주련

 

고요히 차가운 공기에 실려 날아가는 바람아
지나가는 길이라면 나의 눈물 한 움큼 받아다가
노부모 주름진 얼굴에 펴 주어
70평생의 마지막 그리움의 딸이 되어
죄송하다 전해주련

 

하얀 공기의 감촉이 너와 만나 실려갈 때에
바람아... 그때의 나에게로 가 줄 수 있으련
한없이 밝았고 맑았고 미소 가득했던
그 젊음의 시간으로 가서
후회하는 삶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전해주련

 

만질 수 없는 바람아
너에게 실려 멀리 멀리 흩날리며
날아가고 싶구나

 

소리 내어 울고 있는 후회의 시간들에게
바람 흘려 달래 보고 싶구나

 

바람에 실려 떠나보낸 나의 뜨거운 마음을
나의 그리운 이들은 받았을까…

채수범 기자 CHB@TSISALAW.COM
Copyright @더시사법률 Corp.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