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마포구의 한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해 2명이 숨지고 13명이 다쳤다. 사망자는 같은 집에 살던 모자로, 화재가 발생한 14층 세대에서 발견됐다. 이 층에는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소방당국이 신고 접수 후 신속히 대응 1단계를 발령하는 등 빠르게 조치를 취하면서 불이 확대되지 않았다.
17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60대 여성과 20대 남성 등 2명이 숨졌고, 13명이 부상을 입었다. 부상자 중 1명은 화상을 입은 중상, 나머지 12명은 연기 흡입 등 경상으로 전해졌다. 주민 약 89명이 대피했으며, 화재는 약 2시간 30분 뒤인 오전 10시 42분쯤 완전히 꺼졌다.
사망한 모자는 화재가 시작된 14층 세대에서 발견돼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18층에서는 아버지로 추정되는 60대 남성 A씨가 화상을 입은 채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됐다.
해당 아파트는 1998년에 준공된 950세대 규모의 고층 아파트다. 하지만 화재가 발생한 14층에는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지 않았다. 소방당국은 “당시 법령상 14층은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가 없는 층”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스프링클러 설치는 1992년 7월 28일부터 16층 이상에만 의무화됐다. 이후 2005년부터는 11층 이상, 2018년부터는 6층 이상 건물의 모든 층으로 확대됐지만, 기존 건물에는 소급 적용되지 않는다. 이로 인해 구축 아파트 다수는 여전히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은 상태다.
휴일 아침 고층 아파트에서 발생한 불로 자칫 큰 화재로 이어질 뻔했으나 주민의 빠른 신고와 소방당국의 신속한 대응으로 대형 참사를 막을 수 있었다.
소방당국은 화재 발생 직후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인력 252명과 굴절차 등 장비 79대를 투입해 진압에 나섰다. 좁고 가파른 진입로 탓에 현장 접근이 쉽지 않았지만, 신고 접수 14분 만에 특수 장비를 활용한 방수 준비를 완료했다. 소방 관계자는 “주민들의 빠른 신고와 초기 대응이 없었다면 인명 피해는 훨씬 컸을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현재까지 범죄 혐의점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전했으며, 소방당국은 18일 오전 경찰과 합동 감식을 벌여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