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간 전국에서 음주운전 사고로 가장 많은 사망자가 발생한 지역이 전북 전주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음주운전 관련 법령은 전국에 동일하게 적용되는 만큼 지역별 사망자 차이는 법률보다는 도로 환경과 교통 구조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3일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전국에서 발생한 음주운전 사고는 총 7만 1279건으로 집계됐다. 이 사고로 1004명이 숨지고, 11만 3715명이 다쳤다.
전국 229개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음주운전 사고 건수가 가장 많은 곳은 경기 수원으로 1705건이었다. 이어 청주 1590건, 천안 1489건, 서울 강남구 1480건, 고양 1407건, 평택 1389건, 화성 1370건, 용인 1310건 순으로 나타났다.
사망자 수는 전북 전주가 가장 많았다. 전주에서는 983건의 음주운전 사고로 26명이 숨지고, 1549명이 다친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창원 25명, 고양 21명, 서산 18명, 제주와 포천이 각각 17명으로 뒤를 이었다.
한 의원은 “음주운전 사고는 전반적으로 감소하는 추세지만 특정 지역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양상이 나타난다”며 “경찰청이 사고 다발 지역을 집중 분석해 단속과 예방 대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음주운전 금지와 단속 기준은 전국적으로 동일한 법률 체계에 따라 적용된다. 도로교통법 제44조는 술에 취한 상태에서 자동차 등을 운전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으며, 경찰공무원은 교통 안전과 위험 방지를 위해 필요하거나 음주운전이 의심되는 경우 운전자에게 호흡 측정을 요구할 수 있다.
또 음주 상태에서 정상적인 운전이 곤란한 상태로 운전하다 사람을 사망 또는 상해에 이르게 하면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11에 따라 ‘위험운전치사상’으로 가중 처벌된다.
이처럼 음주운전 금지와 처벌 규정은 전국에서 동일하게 적용되기 때문에 특정 지역에서 사고나 사망자가 많다는 사실만으로 법적 규제 차이를 원인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
법조계와 교통 전문가들은 지역별 차이는 교통 환경과 생활 구조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한다. 인구 규모와 차량 통행량, 야간 유동 인구, 유흥 상권 밀집도, 대중교통 이용 여건 등이 음주운전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사망자 수는 단순 사고 건수보다 사고의 중대성과 밀접하게 연결되는 경우가 많다.
제한속도가 높은 도로 비율, 외곽 지역 도로 구조, 중앙분리대와 조명 설치 여부, 보행자 통행 환경 등이 사고 치명률에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다. 응급의료기관 접근성이나 이송 시간 역시 사망률을 좌우하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전문가들은 지역별 음주운전 위험도를 보다 정확하게 판단하려면 단순 사고 건수뿐 아니라 인구 대비 사고율, 차량 등록 대수 대비 사고율 등 다양한 지표를 함께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경찰은 통상 사고가 반복되는 지역이나 시간대를 중심으로 음주운전 집중 단속을 실시하고 있다. 단속은 도로교통법에 근거해 진행되며, 심야 시간대나 유흥가 주변 등 음주운전 가능성이 높은 구간을 중심으로 검문과 호흡 측정이 이뤄진다.
법무법인 안팍 안지성 변호사는 “음주운전은 단속 강화만으로 해결되기 어려운 범죄”라며 “사고 다발 지역의 도로 구조와 야간 교통 환경을 함께 점검하고 대중교통이나 대리운전 등 대체 이동 수단을 확대하는 정책적 접근이 병행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