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이라 부르던 배달원, 알고 보니 성범죄 전과 5범”

  • 등록 2025.09.03 10: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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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과 알린 상인 vs "생계 막혔다" 주장한 배달원

 

동네에서 성실한 배달원으로 알려졌던 남성이 사실은 성범죄 전과 5범이라는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면서 한 자영업자가 큰 충격을 받았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2일 JTBC 프로그램 ‘사건반장’에 따르면 전북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50대 자영업자 A씨는 지난해부터 가게에 배달을 오던 한 남성과 자연스럽게 친분을 쌓았다.

 

두 사람은 형·동생처럼 지낼 정도로 가까워졌고, 남성은 “가게를 차리기 위해 돈을 모으고 있다”고 말하는 등 성실한 모습을 보였다. 주변 상인들과도 스스럼없이 어울리며 신뢰를 얻었다.

 

그는 A씨에게 “형님, 좋은 여자 있으면 소개해 달라”고 농담을 건넬 정도로 거리낌 없이 지냈고 동네 상인들 사이에서도 붙임성이 좋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상황은 예상치 못한 계기로 달라졌다. 여름방학 동안 집에 있던 대학생 딸이 성범죄자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면서다.

 

딸은 “아빠, 이 사람 본 적 있느냐”며 휴대전화 화면을 보여줬다. 화면에는 성범죄자 신상정보가 표시돼 있었고 사진 속 인물이 평소 가게에 드나들던 배달원과 동일했다. A씨는 그 사실을 확인하고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해당 앱은 성범죄자 신상정보 공개 제도를 기반으로 운영되는 서비스다. 성범죄로 유죄 판결이 확정된 경우 법원이 공개명령을 내리면 이름과 사진, 나이, 주소, 전과 이력 등이 일정 기간 공개된다.

 

이 제도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49조에 근거해 운영되며, 범죄의 중대성에 따라 10년에서 최대 30년까지 공개될 수 있다.

 

확인 결과 해당 남성은 성범죄로 다섯 차례 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었고 피해 대상도 20대 여성부터 40대와 60대, 미성년자까지 다양했다.

 

마지막 사건은 미성년자를 상대로 한 성범죄 시도였다. 또 미수에 그쳤지만 징역 10년을 선고받아 복역한 뒤 출소한 상태였다.

 

A씨는 “한 번이라면 실수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다섯 번이나 반복된 범죄라면 언제든 다시 범행을 저지를 수 있다는 것 아니냐”며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후 A씨는 배달원과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 가게에 찾아와도 “바쁘다”며 일을 맡기지 않았다. 그러자 배달원은 음료를 들고 찾아와 “형님, 저한테 서운한 게 있느냐”고 이유를 물었다.

 

A씨는 사실을 밝히고 싶었지만 가족에게 피해가 갈 수 있다는 걱정 때문에 말을 삼켰다. 대신 “다시는 가게에 오지 말라. 또 오면 가만있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그러자 배달원은 A씨를 노려본 뒤 가게 문을 발로 차고 떠났다고 한다.

 

문제는 이후에도 이어졌다. A씨는 맞은편 식당에서 딸과 함께 살고 있는 여성 사장과도 그 배달원이 가깝게 지내는 모습을 보고 결국 사실을 알렸다.

 

처음에는 믿지 못하던 여사장도 성범죄자 알림 앱 화면을 직접 확인한 뒤 상황을 이해했고 “알려줘서 고맙다”며 안도했다고 한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배달원이 다시 찾아와 강하게 항의했다. 그는 “당신들이 내 밥줄을 끊었다. 소문 때문에 업주들이 배달 일을 맡기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나는 이미 죗값을 치르고 새롭게 살려고 한다. 왜 살 길을 막느냐”며 “내 신상을 퍼뜨린 것에 대해 고소하겠다”고 말했다.

 

이 경우 성범죄자 정보를 주변 상인에게 알린 행위가 명예훼손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법적 쟁점이 될 수 있다.

 

형법은 사실을 적시해 타인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킨 경우 명예훼손이 성립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만 적시한 내용이 진실하고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면 위법성이 조각될 수 있다는 것이 법원의 일반적인 판단 기준이다.

 

실제로 2024년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이미 알려진 범죄경력이라 하더라도 이를 특정인에게 전달해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경우 명예훼손이 성립할 수 있다”며 “공익성 여부를 판단할 때 사실의 성질과 내용, 전달 범위, 표현 방법, 명예 침해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배달원이 이후 반복적으로 가게를 찾아와 따지거나 위협적인 행동을 했다면 스토킹 범죄로 평가될 가능성도 있다.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은 상대방 의사에 반해 접근하거나 직장 주변에서 기다리는 행위를 반복해 불안감이나 공포심을 유발하는 경우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법원 역시 스토킹 범죄는 실제 공포심 발생 여부와 관계없이 객관적으로 불안감이나 공포심을 유발할 정도의 반복 행위라면 성립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법무법인 청 곽준호 변호사는 “성범죄자 신상정보는 법원의 공개명령에 따라 국민이 열람할 수 있도록 공개된 정보지만 이를 제3자에게 전달하는 방식에 따라 명예훼손 문제가 제기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만 주변 사람의 안전을 위한 최소한의 경고 목적이었다면 공익성이 인정될 여지도 있다”며 “반대로 해당 남성이 반복적으로 찾아와 위협하거나 불안감을 조성하는 행동을 한다면 스토킹 처벌법 적용도 검토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혜민 기자 wwnsla@sisala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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