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화재 4년간 40건...대전소방 "화재 예방 당부"

  • 등록 2025.09.03 12:4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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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산 피해 8천만원 누적 집계
안전캡 사용 등 예방 수칙 전해

 

반려동물로 인한 화재가 잇따르면서 가정 내 안전 관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보호자가 없는 사이 전기기기가 작동되면서 화재로 이어지는 사례가 반복되자 예방 필요성과 함께 법적 책임 문제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3일 대전소방본부에 따르면 2022년부터 2025년 6월까지 대전 지역에서 반려동물과 관련된 화재는 총 40건 발생했다. 이 기간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재산 피해는 약 8800만원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화재 원인 가운데 하나는 고양이가 전기레인지 전원을 작동시키는 경우였다. 실제로 올해 1월과 3월 서구 관저동과 괴정동의 한 주택에서는 집주인이 외출한 사이 반려묘가 전기레인지를 켜 화재로 이어진 사례가 발생했다.

 

소방당국은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정에서 기본적인 안전 수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주요 예방 방법으로는 △전기레인지 안전캡 설치 또는 플러그 분리 △전기 코드와 전열기기 주변 접근 차단 △외출 시 반려동물 전용 안전 공간 확보 △조리기구 주변 가연물 제거 △가정용 CCTV 설치 등이 제시됐다.

 

김문용 대전소방본부장은 “반려동물로 인한 화재는 특정 가정만의 문제가 아니라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다”며 “일상 속 작은 안전 습관을 실천하면 가족과 반려동물 모두를 보호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러한 화재가 다가구주택이나 공동주택에서 발생해 다른 세대로 번질 경우 법적 책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민법 제759조는 동물의 점유자가 동물이 타인에게 가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반려견이나 반려묘가 전기레인지 등을 작동시켜 화재가 발생하고 이로 인해 다른 세대나 이웃 건물에 피해가 발생한 경우 반려동물 보호자가 손해배상 책임을 질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동물의 종류와 성질에 따라 상당한 주의를 다했음을 입증하면 책임이 면제될 수 있다.

 

또 화재가 다른 세대로 번진 경우에는 실화책임에 관한 법률이 적용될 수 있다. 이 법 제2조는 실화로 발생한 화재의 연소 피해에 대해 적용되며, 제3조는 중대한 과실이 없는 경우 법원이 손해배상액을 감경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실제 판례에서도 반려동물로 인한 화재 책임이 인정된 사례가 있다. 2019년 서울중앙지방법원은 다가구주택에서 반려견이 전기레인지를 작동시켜 화재가 발생한 사건에서 반려견 보호자의 책임을 인정했다.

 

당시 반려견이 전기레인지 작동 버튼을 눌러 기기가 작동했고, 옆에 있던 사료 봉지가 가열된 상판 열에 의해 발화하면서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전기레인지는 외부 조작이 있어야 작동하는 구조이고 반려견이 싱크대 높이까지 올라갈 수 있었다”며 반려견이 전기레인지를 작동시켜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따라 반려견의 점유자인 보호자가 민법 제759조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을 부담한다고 판시했다. 다만 다른 세대로 번진 연소 피해에 대해서는 실화책임법 취지를 고려해 책임을 50%로 제한했다.

 

반면 반려동물이 원인이라고 단정하기 어려운 경우 책임이 인정되지 않은 판례도 있다.

 

2021년 서울중앙지방법원은 “다가구주택 다락방에서 발생한 화재 사건에서 전기레인지가 원인 미상으로 작동해 불이 난 것으로 보이지만 임차인의 부주의나 반려동물의 작동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다”며 임차인의 책임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법조계에서는 반려동물 화재 사건의 경우 실제 책임 여부는 화재 원인과 관리 책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한다.

 

반려동물이 직접 전기기기를 작동시켜 화재가 발생한 경우 보호자의 책임이 인정될 수 있지만 전기기기 오작동이나 건물 설비 하자가 원인으로 밝혀질 경우 임대인이나 제조사의 책임이 문제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정에서는 외출 시 전기레인지 전원을 차단하거나 반려동물이 주방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는 등 기본적인 안전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최희원 기자 chw1641@sisala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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