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 치료 뒤 더 나빠졌다“ 의사에게 최루액 분사…대법, 징역형 확정

  • 등록 2025.09.03 11:0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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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루액 스프레이 ‘위험한 물건’…특수폭행 성립

 

치과 치료 결과에 불만을 품고 의사에게 최루액 스프레이를 분사한 환자에게 징역형과 치료감호 처분이 최종 확정됐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특수폭행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8개월과 치료감호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A씨는 지난해 6월 강원 양양군의 한 치과 진료실에서 의사의 얼굴을 향해 최루액 스프레이를 여러 차례 분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진료실에 있던 다른 환자와 이를 제지하려던 치위생사도 최루액에 노출된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 과정에서 A씨 측은 “환자와 치위생사에게는 최루액을 분사하지 않았고 의사에게도 검찰이 주장한 횟수만큼 사용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2011년 해당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뒤 치아 상태가 악화됐으며, 사건 당시에는 피해자들의 폭행에서 벗어나기 위해 행동한 것이라며 정당방위 또는 긴급피난에 해당한다고 항변했다.

 

그러나 법원은 이러한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정당방위는 형법 제21조에 따라 ‘현재의 부당한 침해’를 방어하기 위한 행위여야 하고 그 방법 역시 사회통념상 상당한 범위에 있어야 인정된다. 단순한 과거 분쟁이나 치료 결과에 대한 불만만으로는 정당방위 요건을 충족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항소심 재판부는 “치과 내부 CCTV에 사건 당시 상황이 모두 촬영돼 있다”며 “피해자들이 피고인을 폭행하는 장면은 전혀 확인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2011년 치료 경위는 현재의 위급한 상황이나 부당한 침해로 볼 수 없다”며 정당방위 또는 긴급피난 주장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또 최루액 스프레이를 ‘위험한 물건’으로 보아 특수폭행 혐의를 인정했다. 재판부는 물건이 본래 살상용으로 제작됐는지와 관계없이 사람의 생명이나 신체에 위해를 가할 수 있다면 위험한 물건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재판부는 진료실이라는 좁은 공간에서 스프레이를 분사한 이상 주변 환자나 치위생사에게도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피고인이 충분히 인식했을 것으로 봤다. 이에 따라 의사뿐 아니라 제3자에게 발생한 피해 가능성에 대해서도 미필적 고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이 사건에서는 징역형과 함께 치료감호 처분이 선고된 점도 쟁점이 됐다. 치료감호는 정신질환 등 심신장애 상태에서 범죄를 저지른 사람에게 형벌과 별도로 치료를 목적으로 수용하는 제도다.

 

현행 치료감호법에 따르면 치료감호는 검사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진단이나 감정 결과 등을 토대로 법원에 청구한다.

 

법원은 심리를 거쳐 피고인이 심신장애 상태에서 금고 이상의 형에 해당하는 범죄를 저질렀고, 치료 필요성과 재범 위험성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 치료감호를 선고할 수 있다. 치료감호는 형벌과 함께 선고되거나 단독으로 선고될 수 있다.

 

1심 재판부는 검사의 치료감호 명령에 대해 “피고인의 정신질환 치료 이력과 사건 당시 상태 등을 종합해 치료 필요성과 재범 위험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역시 원심 판단에 법리 오해가 없다고 보고 상고를 기각했다. 이에 따라 A씨에게 선고된 징역 8개월과 치료감호 처분이 그대로 확정됐다.

정한얼 기자 haneol8466@sisala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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