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회의서 상법 개정안 의결…대형 상장사 집중투표제 의무화

  • 등록 2025.09.03 12:2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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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주주 이사회 진입 통로 넓힌다

 

집중투표제는 소수주주가 이사 선임 과정에 실질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한 제도지만, 그동안은 정관으로 배제되는 경우가 많아 실효성이 제한된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이러한 구조를 손질하기 위한 상법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하면서 제도의 적용 방식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제40회 국무회의에서는 상법 개정안을 포함한 법률 공포안 5건이 심의·의결됐다.

 

상법은 회사 설립과 운영, 주주 권리 등을 규정한 기본법으로, 이사회 구성과 감사제도, 주주총회 운영 방식 등을 정하고 있다. 이 가운데 집중투표제는 이사를 선임할 때 주주가 보유한 주식 수에 선임할 이사 수를 곱한 의결권을 특정 후보에게 집중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소액주주도 의결권을 집중하면 이사회에 자신들의 대표를 선출할 수 있어 대주주의 영향력을 견제하는 장치로 평가된다.

 

현행 상법 체계에서는 집중투표제가 원칙적으로 자동 적용되는 제도는 아니다. 상법 제382조의2에 따르면 발행주식 총수의 3% 이상을 가진 주주는 주주총회 7일 전까지 서면이나 전자문서로 집중투표 실시를 청구할 수 있다. 다만 회사가 정관으로 이를 배제한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는 구조다.

 

상장회사의 경우에는 보다 완화된 기준이 적용된다. 상법 제542조의7은 자산총액 2조원 이상 상장회사에 대해 1% 이상의 지분을 가진 주주가 주주총회 6주 전까지 청구하면 집중투표를 요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동시에 이러한 회사가 정관으로 집중투표를 배제하려면 의결권 3% 제한이 적용되고 관련 안건을 별도로 상정해야 하는 등 절차적 제약이 따른다.

 

문제는 실제 기업 현장에서는 상당수 회사가 정관에 집중투표 배제 조항을 두고 있어 제도가 형식적으로만 존재하는 경우가 많았다는 점이다.

 

이번 개정안은 이러한 한계를 반영해 대규모 상장회사에서 집중투표제 적용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설계됐다. 일정 지분을 가진 주주가 적법하게 청구할 경우 회사가 이를 사실상 거부하기 어려운 구조로 바뀌면서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개정안에는 감사위원 선출 방식 개선도 포함됐다. 감사위원은 회사 경영을 감시하는 이사회 내부 기구로, 상법 제542조의12는 최소 1명을 다른 이사와 분리해 선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특정 주주의 영향력을 제한하기 위해 의결권을 3%로 제한하는 규정도 함께 두고 있다.

 

개정안은 이 분리선출 대상을 확대해 감사위원회의 독립성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았다. 다만 기업의 제도 적응을 고려해 일정 기간의 유예가 마련됐다.

 

집중투표제 관련 규정은 법 시행 이후 처음 열리는 이사 선임 주주총회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법무부는 “이번 상법 개정으로 이사회와 감사위원회의 독립성이 강화되고 기업 경영의 투명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일반 주주의 권리 보호와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제도 개선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개정이 소액주주 권한을 강화하는 방향이라는 점에는 공감하면서도, 실제 효과는 주주 참여 수준과 기업의 대응 방식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임예준 기자 cotnqj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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