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방에게 욕설이나 위협성 메시지를 반복적으로 보내면 스토킹 범죄로 처벌될 수 있다. 실제로 공포를 느꼈는지 여부보다는 객관적으로 불안감이나 공포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행위인지가 판단 기준이 된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방법원 형사7단독(심학식 부장판사)는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30대 남성 A씨에게 벌금 100만원을 선고하고 스토킹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를 명령했다.
A씨는 지난해 8월 이틀 동안 중고물품 거래 상대인 B씨에게 욕설 등이 담긴 문자 메시지를 157차례 보내고 9차례 전화를 건 혐의로 기소됐다.
사건은 휴대전화 중고거래 과정에서 시작됐다. B씨는 A씨에게 휴대전화를 구매하기로 하고 대금을 송금했지만 택배 배송 조회가 되지 않자 환불을 요구했다. 이후 거래와 관련해 온라인 게시판에 비판 댓글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플랫폼 운영자는 거래 분쟁을 확인한 뒤 A씨 계정을 이용정지 처리했다. 이에 A씨가 불만을 품고 B씨에게 위협적인 메시지를 반복적으로 보낸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사건의 쟁점은 A씨의 행위가 스토킹 범죄에 해당하는지 여부였다.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은 상대방의 의사에 반해 정당한 이유 없이 접근하거나 전화 또는 정보통신망 등을 이용해 글이나 말 등을 도달하게 해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키는 행위를 ‘스토킹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행위가 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 이루어지면 스토킹 범죄가 성립한다.
대법원도 스토킹 범죄의 판단 기준에 대해 “행위가 객관·일반적으로 보아 상대방에게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정도라면 실제로 피해자가 공포를 느꼈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스토킹행위에 해당한다”고 판시한 바 있다(대법원 선고 2023도6411).
또 피해자가 명시적으로 “연락하지 말라”고 말하지 않았더라도 수신 거절이나 차단, 미응답 등으로 거부 의사가 객관적으로 드러났다면 ‘상대방 의사에 반하여’ 요건이 인정될 수 있다는 취지의 판단도 이어지고 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행위가 정당한 권리 행사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사기를 저질렀다고 의심했다면 경찰에 신고해 수사를 의뢰하는 방식으로 해결했어야 했다”며 “욕설이 담긴 위협적 메시지를 반복적으로 전송해 피해자에게 공포심이나 불안감을 유발했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이 피해자의 의사에 반해 문자메시지를 157회 전송하고 전화까지 반복한 행위는 스토킹행위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법무법인 민 박세희 변호사는 “스토킹 범죄는 단순한 연락 문제로 보일 수 있지만 상대방 의사에 반해 공포나 불안감을 유발할 정도로 반복되면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며 “문자나 전화 같은 온라인 연락도 횟수와 내용에 따라 충분히 스토킹 행위로 인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스토킹 범죄가 인정되면 벌금형이나 징역형과 함께 스토킹 치료프로그램 이수 명령이 내려질 수 있고, 수사 단계에서도 접근금지나 전기통신 이용 접근금지 같은 잠정조치가 내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