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곽변: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청 곽준호 변호사입니다. 오늘은 독자분들이 자주 물어보시는 주제인 ‘증거가 없는 사건’에 대해 말씀을 나눠보려 합니다. 형사사건을 상담하다 보면 “증거가 전혀 없는데 공범으로 기소됐다”, “기록을 보니 공범 진술밖에 없는데 이런 경우 무죄가 나오는 것 아니냐”는 질문을 자주 접하게 됩니다. 많은 분들이 영화나 드라마처럼 명확한 물적 증거가 있어야 처벌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실제 형사재판에서는 그와 다른 기준이 적용됩니다.
곽변: 흔히 말하는 대화 내역, 장부, 녹취 파일, CCTV 같은 것은 ‘물적 증거’에 해당합니다. 하지만 형사소송에서는 사람의 진술도 ‘인적 증거’로 인정되며, 경우에 따라 물적 증거와 동일한 수준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공범 진술만 존재한다고 해서 곧바로 ‘증거가 없는 사건’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곽변: 이러한 점은 성범죄 사건에서 자주 확인됩니다. 사건의 특성상 물적 증거가 부족한 경우가 많고, 당사자 진술이 핵심 증거가 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만약 진술이 증거로 인정되지 않는다면 이러한 사건은 모두 무죄가 되어야 하겠지만, 실제 재판에서는 진술의 신빙성을 중심으로 유무죄가 판단됩니다. 이는 특정 범죄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 모든 형사사건에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원칙입니다.
곽변: 그렇다면 진술과 같은 인적 증거는 어떻게 다뤄질까요. 재판에서는 단순히 진술이 존재하는지 여부가 아니라, 그 진술이 얼마나 구체적이고 일관되며 객관적 정황과 부합하는지를 중심으로 신빙성을 판단합니다. 피고인의 주장과 배치되는 진술이 있다면, 그 내용과 형성 경위, 변경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게 됩니다.
곽변: 실제 사례를 보면, 마약 판매 혐의로 기소된 사건에서 공범의 진술만을 근거로 공소가 제기된 경우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재판 과정에서 해당 진술의 내용이 일관되지 않거나 경험칙상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 확인되면서, 법원은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결국 이러한 점이 종합적으로 고려되어 무죄가 선고되었습니다.
곽변: 형사재판에서는 ‘증거의 존재 여부’보다 ‘그 증거가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특히 진술이 핵심 증거가 되는 사건에서는 그 신빙성을 객관적으로 검토하는 과정이 필수적입니다. 이러한 기준에 따라 법원은 다양한 증거를 종합해 판단하게 되며, 이는 공정한 재판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