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가 서울구치소 보안구역에 휴대전화를 반입하려 한 사건과 관련해 강의구 전 대통령실 부속실장을 경찰에 고발하면서 교정시설 내 금지물품 반입 문제를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법무부는 3일 대통령실 관계자가 구치소장의 허가 없이 교정시설 보안구역에 휴대전화를 들여온 정황이 확인됐다며 강 전 실장을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경기남부경찰청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법무부에 따르면 강 전 실장은 지난 2월 서울구치소에서 휴대전화를 반입하려다 교정 직원에게 적발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해당 휴대전화가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실제 전달되지는 않았다고 법무부는 설명했다.
교정시설에서는 휴대전화 등 전자·통신기기의 반입이 엄격히 제한된다.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 제92조는 수용자가 무인비행장치나 전자·통신기기 등 외부 연락이나 도주에 이용될 수 있는 물품을 소지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 같은 법 제133조는 교정시설장의 허가 없이 전자·통신기기를 교정시설에 반입한 경우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수용자가 허가 없이 휴대전화 등을 소지한 경우에도 처벌 대상이 된다. 이 경우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 벌금이 가능하다.
교도관은 출입자의 의류와 휴대품을 검사할 수 있으며 금지물품을 소지한 경우 교정시설에 맡기도록 요구할 수 있다. 이에 응하지 않는다면 출입이 제한될 수 있다.
교정시설 내 휴대전화 반입 금지는 교정공무원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실제 교정공무원이 허가 없이 휴대전화를 반입해 수용자에게 사용하게 한 사건에서 법원이 형사 책임을 인정한 판결도 있다.
2022년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은 교정공무원이 수용자에게 자신의 휴대전화를 사용하도록 한 사건에서 형집행법 위반을 인정해 벌금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당시 “교정공무원은 수용자 관리에 있어 높은 준법 의식이 요구된다”며 금지물품 반입 행위의 책임을 인정했다.
또 외부인이 면회 과정에서 전자기기를 숨겨 반입한 경우에도 형집행법 위반이 인정될 수 있다는 것이 법원의 판단이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사건의 핵심 쟁점이 휴대전화가 실제로 전달됐는지 여부가 아니라 ‘교정시설 반입 행위 자체’라고 보고 있다.
형집행법 규정상 처벌 요건은 ▲교정시설 반입 ▲시설장 허가 없음 ▲전자·통신기기 여부 등 요건 충족 여부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실제로 수용자에게 전달되지 않았더라도 반입 행위가 인정될 경우 형사 책임이 문제될 수 있다.
수사 과정에서는 반입 과정에서의 방법에 따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적용 여부도 쟁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대법원은 단순히 단속을 피하기 위해 금지행위를 했다는 사정만으로는 위계공무집행방해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대법원은 “적극적인 기망 행위로 공무원의 직무집행을 현실적으로 곤란하게 해야 위계공무집행방해가 성립한다”고 판시한 바 있다(대법원 2019도932 판결).
이번 사건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구치소 생활을 둘러싼 특혜 논란과 맞물리며 정치권 공방으로도 번졌다.
더불어민주당 ‘3대 특검 종합대응 특별위원회’는 윤 전 대통령이 구속 기간 동안 변호인 접견을 약 395시간 진행했고 접견 인원도 348명에 달한다며 특혜 가능성을 제기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 역시 지난 1일 구치소 수용 당시 촬영된 CCTV 영상 열람에 앞서 수용 과정 전반에 특혜가 있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법무부는 관련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지난 7월 말 교정본부 점검반을 구성해 한 달 동안 현장 조사와 자료 검토, 관계자 진술 확보 등을 진행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조사 과정에서 확인된 부적절한 사안에 대해 감찰을 실시하라고 지시했다.
정 장관은 “제도적 미비점이 발견될 경우 규정을 보완해 교정시설 운영이 법과 원칙에 따라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