法, 대학 시간강사 강의 외 업무 시 “수당 지급하라” 판결

  • 등록 2025.09.04 14: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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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수 업무 수행도 주당 근로시간에 반영돼야”

 

대학 시간강사의 근로시간을 산정할 때 강의 준비나 시험 출제·채점 등 강의 외 업무도 포함해 임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강의 시간만을 기준으로 ‘초단시간 근로자’로 분류해 각종 수당을 지급하지 않는 관행에 제동을 건 판결이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주지방법원 제11-2민사부(임현준 부장판사)는 전북의 한 사립대 시간강사 14명이 대학을 상대로 제기한 미지급 임금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A씨 등 원고들은 해당 대학에서 시간강사로 채용돼 강의를 맡아왔다. 이들의 계약상 주당 강의시간은 15시간 미만으로 정해져 있었고, 대학은 이를 근거로 이들을 ‘초단시간 근로자’로 분류해 왔다.

 

초단시간 근로자는 4주 평균 주당 근로시간이 15시간 미만인 근로자를 말한다. 이 경우 근로기준법상 주휴수당이나 연차 유급휴가, 퇴직금 등의 적용이 제한된다.

 

그러나 원고들은 실제 근무 과정에서 강의 외에도 강의 준비, 시험 출제와 채점, 성적 입력, 학생 상담과 지도, 학사행정 등 다양한 부수 업무를 수행해 왔다며 근로시간으로 인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대학 측은 근로계약서에 명시된 주당 강의시간만이 근로시간에 해당한다고 맞섰다.

 

이번 사건의 핵심 쟁점은 시간강사의 ‘소정근로시간’을 계약서에 기재된 강의시간만으로 판단할 수 있는지 여부였다.

 

법원은 대학 시간강사의 근로시간을 판단할 때 강의 외 필수 업무까지 포함한 실제 근로시간을 기준으로 봐야 한다는 입장을 취했다.

 

2024년 대법원은 시간강사의 업무가 수업시간 중 강의에만 한정되지 않고 강의계획서 작성, 강의 준비, 학생관리, 시험 출제와 채점, 성적 입력, 학사행정 등 강의에 수반되는 업무가 필연적으로 포함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시간강사가 초단시간 근로자인지는 강의시간이 아니라 강의와 그 수반 업무를 수행하는 데 통상 필요한 시간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며 “강의시간의 정함이 곧 소정근로시간을 정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대법원 선고 2023다217312).

 

전주지법 역시 이러한 법리를 토대로 이번 사건을 판단했다. 재판부는 “강의 준비나 학생 지도, 시험 출제와 채점 등 강의와 직접 관련된 업무는 강의를 수행하기 위해 필연적으로 수반되는 업무”라며 “이러한 부수 업무 역시 근로 제공의 일부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강의 외 업무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음에도 계약서에 기재된 강의 시간만을 기준으로 근로시간을 판단한다면 근로기준법의 취지가 훼손될 수 있다”고 했다.

 

또 원고들이 제출한 진술서와 확인서 등을 종합할 때 실제로 강의 외 부수 업무가 수행됐다고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 같은 사정을 고려해 원고들의 실제 주당 근로시간이 계약서상 강의 시간의 약 1.7배에 해당한다고 봤다.

 

이에 따라 원고들은 초단시간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주휴수당과 미사용 연차수당, 퇴직금 등을 지급받을 권리가 있다고 판시했다.

최희원 기자 chw1641@sisala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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