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3종 세트’에서 금거북이·이우환 그림까지…김건희 의혹 전방위 확산

  • 등록 2025.09.06 14: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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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품 제공 대가로 공직 임명·공천 청탁 의혹
통일교·사업가까지 줄줄이 등장…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고가 금품 수수 의혹이 잇따라 제기되면서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수사 범위를 빠르게 넓히고 있다.

 

매관매직 의혹과 금품 제공 정황을 동시에 들여다보는 가운데 정치권과 종교계·재계 인사까지 조사선상에 오르면서 사건의 파장이 점차 확대되는 모습이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은 최근 대통령경호처와 국가교육위원회 등을 대상으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수사 과정에서는 전·현직 고위 공직자와 사업가·종교계 인물 등 다양한 인맥이 조사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또 특검팀은 오는 9일 한덕수 전 국무총리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관련 경위를 확인할 계획이다.

 

특검은 특히 이른바 ‘나토 순방 목걸이 논란’과 관련된 인사 청탁 의혹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논란이 된 목걸이 사건 당시 박성근 전 검사가 해당 직위에 임명됐고 국무총리는 한 전 총리였다.

 

수사 대상에 오른 이모 회장은 사위인 박 전 검사를 국무총리 비서실장으로 임명해 달라는 취지의 청탁과 함께 김 여사에게 고가의 보석류를 전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문제의 물품은 약 6000만원 상당의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를 포함해 귀걸이와 브로치 세트로 이른바 ‘나토 3종 세트’로 불린다. 이 회장은 특검에 자수서를 제출했으며, 실제 목걸이 진품도 수사팀에 넘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금품 제공이 단순한 친분 관계에서 이뤄진 것인지 아니면 인사 청탁과 연결된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법조계에서는 금품 제공이 공직자의 직무와 관련돼 있다면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이른바 청탁금지법 위반 여부가 문제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 법은 공직자뿐 아니라 공직자의 배우자에게 직무 관련 금품을 제공하는 행위도 금지하고 있다.

 

한편 윤석열 정부 초대 국가교육위원장 인선 과정에서도 금품 전달 의혹이 제기됐다.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이 윤석열 전 대통령 당선 직후 김 여사 측에 10돈짜리 금 거북이와 축하 편지를 보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다.

 

 

특검은 이 전 위원장이 장관급인 국가교육위원장에 임명되는 과정에서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이 전 위원장의 자택을 압수수색한 데 이어 최근 국가교육위원회까지 강제수사에 나섰다. 영장에는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 여사, 김 여사의 모친 최은순씨가 피의자로 적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고가 선물 전달자로는 김상민 전 검사가 지목됐다. 미술가 이우환 화백의 작품 ‘점으로부터’가 김 여사의 오빠 김진우씨 장모의 주거지 압수수색 과정에서 발견됐기 때문이다. 특검은 해당 작품이 약 1억2000만원에 구입돼 김 여사 측에 전달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함께 특검은 김 여사가 정치 브로커를 통해 “김 전 검사가 조국 수사 때 고생했으니 창원시 의창구 국회의원이 되도록 도와달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는 의혹도 들여다보고 있다. 김 전 검사는 총선 공천을 받지는 못했지만 이후 국가정보원 법률특보로 임명되면서 인사 대가성 논란이 제기됐다.

 

또 다른 금품 전달 의혹도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이 김 여사에게 약 6200만원 상당의 그라프 목걸이와 약 2000만원대 샤넬 가방 두 개를 전달했다는 정황이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드론 사업가 서성빈 대표가 약 5000만원대 반클리프 앤 아펠 여성용 시계를 제공했다는 의혹도 수사 대상에 포함됐다.

 

이처럼 다양한 경로로 전달된 고가 선물들이 실제 인사나 정책 결정과 연결된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가 수사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검은 금품 전달 경위와 인사 결정 과정 사이의 연결고리를 집중적으로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사건의 법적 성격을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금품이 공직자 본인에게 직접 전달되지 않았더라도 제3자를 통해 제공된 경우 뇌물 공여로 평가될 수 있다는 것이 대법원의 입장이다.

 

실제로 2016년 대법원은 공무원이 직무와 관련해 제3자를 위해 금품을 제공받거나 제공하도록 한 경우에도 뇌물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판시한 바 있다(대법원 선고 2016도10988).

 

또 뇌물죄에서 말하는 직무 관련성은 단순히 법령상 권한에 한정되지 않고 사실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사무까지 포함될 수 있다는 것이 판례의 기본 입장이다. 금품 제공이 사회 일반의 시각에서 공직자의 직무 공정성을 의심하게 할 정도라면 직무 관련성이 인정될 수 있다는 판단 기준도 제시돼 왔다.

 

법무법인 예문정 정재민 변호사는 “이번 사건은 금품이 공직자 본인이 아닌 배우자에게 전달됐다는 점에서 청탁금지법 위반과 뇌물죄 성립 여부가 동시에 검토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수사에서 핵심은 금품 제공 시점과 인사 결정 과정 사이에 직무 관련성과 대가성이 인정되는지 여부”라며 “특히 특정 인사 임명이나 공직 임용과 맞물려 금품이 전달됐다면 단순한 선물로 보기 어렵다는 판단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배우자를 통한 금품 전달은 형식적으로는 공직자가 직접 수수한 것이 아니더라도 공직자의 직무와 관련된 이익 제공으로 평가될 수 있는지가 쟁점이 된다”며 “실제 재판에서는 금품 제공 경위, 전달 경로, 인사 청탁 정황 등 객관적 정황이 종합적으로 고려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김지우 기자 wldn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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