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와 합의한 관계도 처벌?…“연령 기준 따라 형사 책임 발생”

  • 등록 2025.09.07 14:5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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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6세도 위계·위력 인정 시 범죄

 

충북 충주경찰서는 미성년자와 성관계를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경장을 파면했다고 7일 밝혔다. 파면은 경찰관에게 내려질 수 있는 징계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의 처분이다.

 

경찰에 따르면 A경장은 지난 7월 충주의 한 모텔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알게 된 여중생 양과 성관계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경장은 합의에 따른 관계였다고 주장했지만 B양의 어머니가 경찰에 신고하면서 사건이 수사로 이어졌다. 경찰은 사건의 중대성을 고려해 내부 징계위원회를 열어 파면 처분을 결정했다.

 

그렇다면 A경장처럼 미성년자와 합의해 성관계를 했을 경우 처벌을 피할 수 있을까.

 

법조계에 따르면 미성년자와의 성관계는 단순한 합의 여부만으로 판단되지 않는다. 특히 연령에 따라 형사 책임이 발생할 수 있다.

 

형법 제305조는 13세 미만 아동과 성관계를 할 경우 폭행이나 협박이 없더라도 ‘의제강간’으로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경우 피해자의 동의 여부는 범죄 성립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또 13세 이상 16세 미만 청소년의 경우에도 성인이 위계나 위력 등을 이용해 성관계를 한 것으로 인정되면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벌될 수 있다.

 

판례에서도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성범죄는 피해자의 동의 여부만으로 판단할 수 없다는 입장이 확인된다.

 

2023년 서울고등법원은 SNS 등을 통해 다수의 미성년자에게 성적 행위를 요구하고 성착취물을 제작한 사건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피고인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

 

피고인은 피해자들이 먼저 대화에 응했고 강요는 없었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SNS를 이용해 다수의 미성년자를 상대로 약 150개의 성착취물을 제작하고 유사강간과 추행을 반복했다”며 “아동·청소년 성착취 범죄는 피해가 장기간 지속되고 회복이 어려워 엄벌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이어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성착취물 제작은 건전한 성적 가치관 형성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범행의 중대성을 강조했다.

 

특히 피해자가 13세 미만일 경우에는 더 엄격한 처벌 규정이 적용된다. 형법은 이 연령대 아동과의 성관계를 폭행이나 협박 여부와 관계없이 의제강간으로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공무원의 경우 형사 처벌과 별도로 징계 책임도 따를 수 있다. A경장의 사례에서도 형사 재판과 별도로 경찰 내부 징계 절차가 진행됐다.

 

경찰공무원은 국가공무원법에 따라 성실의무와 복종의무, 품위유지의무 등을 준수해야 한다. 미성년자 대상 성범죄는 공직자의 신뢰를 크게 훼손하는 행위로 평가돼 중징계 사유가 될 수 있다.

 

경찰 내부 징계 기준에서도 성비위는 해임이나 파면 등 이른바 ‘배제 징계’가 내려지는 경우가 많다. 또 형사 사건에서 미성년자 대상 성범죄로 유죄가 확정될 경우 공무원 신분 유지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 이는 관련 법령에 따라 임용 결격 사유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미성년자 보호 규정의 취지를 고려할 때 성인과 미성년자 사이의 성적 관계를 단순한 합의 문제로 볼 수 없다고 지적한다.

 

김형민 변호사는 “미성년자와의 성관계는 단순히 합의 여부만으로 판단되는 문제가 아니라 연령 기준에 따라 형사 책임이 발생할 수 있는 영역”이라며 “특히 공무원 신분일 경우 형사 처벌과 별도로 징계 책임도 동시에 따르게 된다”고 말했다.

이소망 기자 somang@sisala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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