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TV가 설치되지 않은 교정시설 계단에서 수용자를 폭행하고 사건을 숨기기 위해 허위 공문서를 작성한 교도관이 항소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광주지방법원 제3형사부(재판장 김일수)는 상해와 허위공문서작성, 허위작성공문서행사 혐의로 기소된 전 교도관 A씨(44)에게 징역 8개월을 선고했다고 28일 밝혔다. 1심에서 선고된 징역 1년보다 형량이 감형됐다.
같은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교도관 B씨와 D씨, C씨에 대해서는 공동폭행 혐의를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며 원심의 무죄 판단을 그대로 유지했다. C씨의 양형부당 주장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A씨 등은 광주지방교정청 소속 교정직 공무원으로 기동순찰팀(CRPT) 대원으로 근무하며 교도소 내 수용자의 소란이나 난동 등 긴급 상황에 대응하는 업무를 맡고 있었다.
이들은 2022년 5월 전남 무안에 있는 목포교도소 수용동에서 수용자 H씨(45)가 수용복 상의를 벗고 무허가 물품을 제작하거나 소지한 관규 위반 사실을 적발했다.
이후 관규위반 적발서를 발부하기 위해 H씨를 사무실로 이동시키던 과정에서 사건이 발생했다.
검찰은 이들이 수용동 복도와 계단에서 피해자를 둘러싸고 무릎으로 가격하는 등 집단 폭행을 가해 약 4주간 치료가 필요한 늑골 골절 등의 상해를 입혔다고 보고 기소했다.
A씨는 피해자가 저항하며 팔을 휘두르는 과정에서 얼굴을 맞자 뒤에서 주먹으로 피해자의 옆구리와 뒤통수를 여러 차례 때린 것으로 조사됐다.
또 A씨와 C씨는 폭행 사실을 숨기기 위해 “폭행은 없었다”는 취지의 근무보고서를 작성해 제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법원은 공동폭행 부분에 대해서는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해자와 동료 교도관의 진술이 시간 경과에 따라 구체화되거나 일부 내용이 서로 일치하지 않는 점, CCTV 영상과도 맞지 않는 부분이 있는 점 등을 들어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공동으로 피해자를 폭행했다는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며 검사의 항소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A씨가 CCTV가 없는 계단에서 단독으로 폭행을 가해 상해를 입힌 사실과 이후 허위 공문서를 작성해 사건을 은폐하려 한 행위는 유죄로 인정됐다.
재판부는 “교정직 공무원이 수용자를 폭행하고 이를 은폐하기 위해 허위 공문서를 작성·행사한 행위는 죄질이 좋지 않다”며 “피해자가 늑골 골절 등 적지 않은 상해를 입었고, 사건이 은폐되면서 피해자가 수형생활 중 피해 사실을 밝히는 데 어려움을 겪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다만 피해자의 돌발적인 반항을 제지하는 과정에서 범행이 발생한 측면이 있는 점, 피고인이 피해 회복을 위해 상당한 금액을 형사공탁한 점, 교정공무원으로 장기간 근무해 온 점 등을 고려해 1심 형량은 다소 무겁다고 판단했다.
이에 항소심은 A씨에 대한 형을 징역 1년에서 징역 8개월로 감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