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조지아주에서 이민 단속으로 구금된 한국인 근로자 약 300명에 대한 석방 협의가 마무리 단계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빠르면 현지시간 10일 전세기를 통해 한국으로 돌아올 것으로 예상된다.
조기중 주미한국대사관 총영사는 7일(현지시간) 현지 취재진과 만나 귀국 일정과 관련해 “수요일(10일) 정도를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귀국 전세기는 조지아주 폴크스턴 구치소에서 약 1시간 거리인 플로리다주 잭슨빌 공항에서 출발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안은 지난 4일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이 조지아주에 있는 HL-GA 배터리컴퍼니 공장 건설 현장을 단속하면서 발생했다. 당시 단속 과정에서 한국인 약 300명을 포함해 모두 475명이 불법 취업 혐의로 체포된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 당국은 현재 구금된 한국인 근로자들을 상대로 영사 면담을 진행하며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 애틀랜타 총영사관과 주미한국대사관이 협력해 현지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여성 근로자들은 별도의 구금시설인 스튜어트 구금센터에 수용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 총영사는 “폴크스턴 구치소에 수감된 한국인들에 대한 1차 면담은 모두 마쳤고 여성 근로자들에 대한 면담도 이날 중 대부분 마무리될 예정”이라며 “수감자들의 건강 상태는 대체로 양호하고 필요한 의약품과 물품도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귀국을 희망하는 분들이 최대한 신속히 한국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개별 의사를 확인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역시 이번 사안에 대해 석방 협의가 사실상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7일(한국시간) 언론 공지를 통해 “구금된 근로자들에 대한 석방 교섭이 마무리됐다”며 “행정 절차가 끝나는 대로 전세기를 보내겠다”고 밝혔다.
조현 외교부 장관도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해 미국 정부 측과 만나 이번 사안과 관련한 재발 방지 대책을 논의할 계획이다.
외교당국이 진행하고 있는 영사 면담은 국제조약인 ‘영사관계에 관한 비엔나협약’ 제36조에 근거한 조치다.
해당 조항은 외국에서 자국민이 체포되거나 구금될 경우 본인이 요청하면 영사기관에 이를 통보하도록 하고, 영사관원이 구금된 자국민을 방문하거나 면담하고 교신할 수 있는 권리를 인정하고 있다. 또 법적 대리를 주선하는 등의 조력도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법원 역시 이러한 영사 통보와 접견 권리가 국제법상 보장되는 권리라는 점을 판례를 통해 확인한 바 있다.
대법원은 “외국인이 체포되거나 구금된 경우 영사기관 통보를 요청하면 접수국 당국은 이를 지체 없이 통보해야 한다”는 취지로 협약의 적용 범위를 설명했다.
다만 이러한 권리는 접수국의 법령과 절차에 따라 행사되는 구조다. 협약 역시 해당 권리가 접수국 법령에 따라 행사될 수 있지만 협약의 목적이 실질적으로 실현될 수 있도록 운영되어야 한다는 점을 명시하고 있다.
법령에서도 해외에서 체포·구금된 재외국민에 대한 영사 조력 절차를 규정하고 있다. 재외공관장은 관할 지역에서 한국 국민이 체포되거나 구금된 사실을 알게 될 경우 해당 국민과 접촉을 시도하고 필요한 범위에서 변호사나 통역인 명단을 제공하는 등 조력을 할 수 있다.
또 같은 법 시행령은 영사 접촉의 방식으로 방문이나 면담, 전화 통화 또는 서신 교환 등을 규정하고 있으며 구금 사유와 건강 상태, 인권 침해 여부, 변호사나 통역인 선임 희망 여부 등을 확인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영사기관이 구금의 적법성 자체를 판단하거나 취소할 권한은 없다.
재외국민 보호를 위한 영사조력법은 영사 조력이 주재국의 법령과 절차를 준수하는 범위에서 제공되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구금이 부당하다는 주장 자체는 결국 미국의 이민 또는 형사 절차 안에서 다퉈야 하는 성격이 강하다.
외교당국은 구금자의 상태를 확인하고 인도적 대우와 공정한 절차가 보장될 수 있도록 협조를 요청하는 방식으로 지원을 이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