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담보대출 규제는 단순한 금융 정책을 넘어 헌법상 재산권 제한과 공공복리 사이의 균형 속에서 허용되는 제도다. 정부가 고가 주택 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대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이러한 법적 정당성과 적용 기준에도 다시 관심이 모이고 있다.
7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는 부동산 관계장관회의에서 관련 규제 방안을 확정하고 다음 날부터 즉시 시행에 들어갔다. 이번 조치로 해당 지역 주택 구입 시 적용되는 LTV는 기존 50%에서 40%로 축소됐다. LTV는 주택 담보가치 대비 대출 가능 금액의 비율을 의미한다.
예컨대 12억원짜리 아파트를 구입할 경우 종전에는 최대 6억원까지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약 4억8000만원까지만 가능하다. 대출 가능 금액이 약 1억2000만원 줄어드는 셈이다. 이 같은 규제는 주택시장 과열을 억제하고 금융시장 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한 정책 수단으로 설명된다.
헌법재판소도 주택담보대출 규제의 목적에 대해 “주택가격 급등을 억제해 시장 안정화를 도모하고 금융기관 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라고 판단한 바 있다(헌재 2019헌마1399 결정).
대출 규제의 법적 근거는 주택시장 규제지역 지정 제도와 금융당국의 건전성 관리 규정에서 찾을 수 있다.
우선 규제지역 지정은 주택법 제63조의2에 따라 국토교통부 장관이 주거정책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결정한다. 투기과열지구나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되면 금융·세제·청약 등 다양한 규제가 동시에 적용되는 구조다.
또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의 LTV·DTI 등 리스크 관리 기준은 금융위원회가 은행에 대한 감독 권한을 바탕으로 설정한다. 이는 은행법상 금융당국의 건전경영 지도 권한과 은행업감독규정에 근거해 운영되는 금융 규제 체계다.
예컨대 이번처럼 관계장관회의에서 대출 규제가 발표된 뒤 즉시 시행되는 경우에는 금융위원회가 금융회사에 행정지도를 내려 리스크 관리 기준을 적용하도록 하고 이후 감독규정 개정을 통해 제도를 명문화하는 방식이 일반적으로 활용된다.
이번 대책에는 전세자금 대출 제한도 포함됐다. 1주택자가 거주 목적이 아닌 임대를 위해 전세자금을 마련할 경우 대출 한도는 최대 2억원으로 제한된다. 정부는 이를 통해 전세를 활용한 ‘갭투자’ 수요를 억제하겠다는 방침이다.
전세대출 제한 역시 규제지역 지정과 금융당국의 대출 관리 기준을 통해 운영되는 정책 수단이다. 헌법재판소는 조정대상지역 지정에 따라 전세대출 등 금융 규제가 함께 적용되는 구조가 가능하다고 판단한 바 있다(헌재 2019헌마1399).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번 대출 규제가 단기적으로 주택 가격 상승 속도를 완화하는 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임재만 세종대 교수는 “강남권 주택 가격은 여전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추가 대출 규제가 상승 폭을 둔화시키는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심형석 우대빵부동산연구소 소장은 “갭투자 진입 장벽이 높아지면서 전세를 활용한 투자 수요는 일정 부분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정부 역시 같은 취지의 설명을 내놨다. 정부는 “1주택자의 전세대출 한도가 축소되면 갭투자 수요가 자연스럽게 감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정책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강남과 용산 지역의 경우 거래되는 주택 상당수가 15억원 이상의 고가 아파트여서 LTV 조정만으로는 시장 흐름을 크게 바꾸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남혁우 우리은행 연구원은 “이미 6억원 이상 주택담보대출이 제한되는 규제가 존재해 LTV 축소 효과는 상당 부분 시장에 반영돼 있다”며 “실제 가격 억제 효과는 제한적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단기적인 시장 안정 신호는 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공급 정책과 함께 병행돼야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