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페이크 영상’ 시정 요구 사상 최다…10대·20대에 피해 집중

  • 등록 2025.09.08 10:4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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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심위 “올 7월까지 1만 5808건 시정 요구”
이미 작년 전체 시정 요구 수의 68% 넘어서

 

딥페이크 기술을 이용한 성범죄 영상물이 급증하면서 온라인 유통 차단의 실효성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삭제와 접속 차단 조치가 확대되고 있지만 해외 플랫폼을 통한 재유통을 막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딥페이크 성범죄 영상물 1만 5808건을 심의했다. 이 가운데 2건에는 삭제 조치가 내려졌고, 나머지 대부분의 영상물에 대해서는 접속 차단 조치가 요청됐다.

 

특히 올해 시정 요구 규모는 지난해와 비교해도 빠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이 방심위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7월까지 시정 요구 건수는 이미 지난해 전체 조치 규모의 약 68% 수준에 달했다.

 

현재와 같은 증가세가 이어질 경우 연말에는 2만 7000건을 넘어서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딥페이크 성범죄 영상물에 대한 조치 건수는 해마다 가파르게 늘고 있다. 제도가 도입된 2020년에는 473건에 그쳤지만 2021년 1913건으로 증가했고, 2022년에는 3574건으로 늘었다. 이어 2023년에는 7187건으로 확대됐으며, 지난해에는 2만3107건까지 급증했다. 불과 몇 년 사이 관련 불법 콘텐츠 규모가 수십 배로 증가한 셈이다.

 

이 같은 영상물은 주로 해외 불법 음란 사이트나 P2P 플랫폼 등을 통해 확산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버가 해외에 있는 경우가 많아 삭제 조치가 늦어지거나 유통 경로 추적이 어려운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현행 법률은 딥페이크 성범죄에 대해 강한 처벌 규정을 두고 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의2는 사람의 얼굴이나 신체를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형태로 합성·편집·가공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또 해당 영상물을 반포하거나 판매·임대·제공하는 행위는 물론 소지·저장·시청까지도 처벌 대상이 된다. 특히 영리 목적을 가지고 정보통신망을 통해 유포할 경우 3년 이상의 유기징역이 선고될 수 있다.

 

온라인 유통 단계에서는 방심위의 시정 요구가 확산 차단 역할을 한다. 방심위는 불법 촬영물이나 딥페이크 영상 등에 대해 삭제 또는 접속 차단을 요구할 수 있다. 다만 법원과 헌법재판소는 이러한 조치가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공권력 행사에 해당할 수 있다고 판단한 바 있다.

 

피해 연령대가 낮다는 점도 심각한 문제로 지적된다. 여성가족부 자료에 따르면 올해 7월까지 디지털성범죄 피해자 지원센터에 접수된 합성·편집 피해 540건 가운데 10대 이하 피해자는 256명으로 집계됐다. 이어 20대 피해자가 240명으로 나타나 전체 피해자의 84%가 20대 이하인 것으로 조사됐다.

 

청소년 가해 사례 역시 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법적으로는 연령에 따라 형사책임 여부가 달라진다. 형법은 14세 미만을 형사미성년자로 규정해 형사처벌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이에 따라 만 14세 미만이 범죄를 저지른 경우 벌금이나 징역형과 같은 형사처벌 대신 소년법에 따른 보호처분 절차가 적용된다.

 

헌법재판소도 해당 규정이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바 있다. 헌재는 형법상 형사미성년 규정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리며 형사책임 능력에 대한 입법자의 재량을 인정했다(헌재 2002헌마533).

 

소년법에 따르면 형벌 법령에 저촉되는 행위를 한 10세 이상 14세 미만의 소년은 소년부 보호사건으로 심리 대상이 된다. 이 경우 경찰 등 수사기관은 사건을 소년부로 송치해 보호처분 여부를 판단하도록 해야 한다.

 

반면 만 14세 이상 19세 미만의 경우에는 사안에 따라 형사재판으로 이어질 수 있다. 소년부가 조사 과정에서 금고 이상의 형에 해당하는 범죄 사실이 확인되고 형사처분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사건을 검사에게 송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중대한 범죄의 경우 실제 형사재판을 통해 처벌이 이뤄지는 사례도 적지 않다.

 

다만 18세 미만 소년이 특정 강력범죄를 저질렀더라도 성인과 동일한 최고형이 그대로 적용되지는 않는다.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은 범행 당시 18세 미만인 경우 사형 또는 무기형 대신 20년 유기징역으로 감경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딥페이크 음란물 유포가 사회적 공분을 일으켰지만 정부 대응은 여전히 부족하다”며 “강력한 처벌과 실효성 있는 대책을 통해 피해 확산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최희원 기자 chw1641@sisala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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