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부지방법원 난동 사건으로 기소된 피고인들이 항소심에서도 잇따라 실형을 선고받으면서 형사재판에서 대법원 상고가 가능한 범위와 기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서부지방법원 형사항소3-1부(부장판사 반정우)는 8일 김모씨(35)와 조모씨(41)에 대한 항소를 기각하고 1심 판결을 그대로 유지했다. 이에 따라 김씨는 징역 1년 6개월, 조씨는 징역 1년의 형이 유지됐다.
같은 법원 형사항소3-2부(부장판사 정성균)도 이날 소모씨(28)와 조모씨(30)에 대한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소씨는 징역 1년, 조씨는 징역 2년 6개월의 형이 유지됐다.
이들은 지난해 서울서부지법 청사 인근에서 집회를 벌이던 중 법원 시설을 파손하고 청사 안으로 난입하는 등 난동을 벌인 혐의로 기소됐다.
김씨는 사건 당시 서부지법 후문을 통해 청사 안으로 들어간 뒤 화분 물받이를 던져 플라스틱 문을 부수고 외벽 타일 조각을 집어 건물 방향으로 던져 공용 시설을 훼손한 혐의를 받는다.
조씨는 서부지법 1층 현관까지 들어간 뒤 담장 밖에서 집행관실 방향으로 벽돌을 던지고 소화기가 들어 있는 가방으로 당직실 유리창을 깨뜨린 혐의를 받는다.
소씨는 청사 내부에 들어가 벽돌과 하수구 덮개 등을 건물 쪽으로 던졌고 이를 제지하던 서울경찰청 기동대 소속 경찰관들을 몸으로 밀치는 등 폭력을 행사한 것으로 조사됐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주장한 ‘양형부당’ 항소 이유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법원을 상대로 한 폭력 행위는 사법 질서를 훼손하고 국민이 법원을 신뢰하는 기반을 크게 흔드는 중대한 범행”이라며 “범행의 성격과 결과 등을 고려할 때 원심의 형량이 지나치게 무겁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 일부 피고인들에게는 “대법원에 상고는 가능하지만 단순히 형이 무겁다는 이유만으로는 적법한 상고 사유가 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는 형사소송법이 정한 상고심 구조와 관련이 있다. 형사재판에서 1심과 항소심은 사실관계와 양형을 폭넓게 심리하는 반면 대법원은 원칙적으로 법률 문제만을 심사하는 ‘법률심’이기 때문이다.
형사소송법 제383조는 상고 이유를 제한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판결에 영향을 미친 헌법 또는 법률 위반, 관할 위반 등 법령 위반이 있는 경우 등이 대표적인 상고 사유다.
특히 형의 양정이 부당하다는 주장, 즉 ‘양형부당’을 상고 이유로 삼을 수 있는 경우는 사형·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으로 한정된다.
이번 사건처럼 징역 1년, 1년 6개월, 2년 6개월 등이 선고된 사건에서는 단순히 형이 무겁다는 주장만으로는 상고 이유가 인정되기 어렵다는 의미다.
대법원도 같은 취지의 판단을 반복해 왔다. 2025년 대법원은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에 한해 양형부당을 이유로 상고할 수 있으며 그보다 가벼운 형이 선고된 사건에서 형이 무겁다는 취지의 주장은 적법한 상고 이유가 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대법원 선고 2024도19417).
다만 상고 자체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판결에 영향을 미친 법령 위반이나 증거법칙 위반, 법리 오해 등 법률적 문제가 있는 경우에는 상고가 가능하다.
대법원 역시 “양형 재량의 한계를 일탈했다는 주장이라 하더라도 그 실질이 단순한 양형부당 주장에 불과하다면 적법한 상고 이유가 될 수 없다”고 판단해 왔다.
이번 판결에서도 항소심 재판부가 피고인들에게 상고 가능성을 안내하면서도 “단순한 형량 불만만으로는 상고가 인정되기 어렵다”고 설명한 것은 이러한 형사소송법 체계와 대법원 판례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