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방송 중 음주운전 의심 차량을 추적하다 사망 사고로 이어진 사건에서, 참여자들이 공동정범으로 처벌될 수 있는지가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해당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유튜버가 첫 공판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9일 광주지방법원 형사9단독(전희숙 판사)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협박) 등 혐의로 기소된 유튜버 A씨와 구독자 12명에 대한 첫 공판을 열었다.
검찰에 따르면 A씨 일행은 지난해 9월 광주 광산구 한 도로에서 음주운전이 의심되는 차량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운전자 B씨를 위협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A씨는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며 음주운전자를 찾는 콘텐츠를 촬영하고 있었고, 이를 피해 달아나던 B씨는 도로 갓길에 세워져 있던 시멘트 운송 트레일러를 들이받는 사고로 숨진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A씨와 구독자들이 차량 여러 대를 동원해 피해 차량을 뒤쫓고 이동을 제한하는 과정에서 교통상 위험을 초래했고, 이러한 추격 행위가 결국 사망 사고로 이어졌다고 보고 공동범행으로 기소했다.
또 A씨는 2023년 12월 구독자들과 함께 시민 차량을 여러 대로 둘러싸 운행을 막거나 막다른 길까지 추격한 뒤 피해자가 차에서 내리지 못하도록 한 혐의도 받고 있다.
그러나 A씨 측은 이날 법정에서 공소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A씨는 “추적을 위해 사전에 구독자들과 연락하거나 역할을 분담한 사실이 없다”며 “각자 독자적으로 움직였을 뿐 공동범행은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감금 혐의에 대해서도 “음주운전 의심자를 경찰에 인계하기 위한 행동이었다”고 설명했다.
향후 재판에서는 추격 행위가 형법상 정당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와 사망 결과 사이의 인과관계가 주요 쟁점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형사소송법은 현행범에 대해 누구든지 영장 없이 체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법원은 이러한 행위가 정당행위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목적의 정당성, 수단의 상당성, 법익 균형, 긴급성, 보충성 등의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는 입장을 취해 왔다.
실제로 2024년 대구지방법원은 “현행범 체포는 법령에 의한 행위로 위법성이 조각될 수 있으나 수단과 방법이 적정한 한계를 벗어날 경우 정당행위로 인정되기 어렵다”고 판시한 바 있다.
따라서 차량 여러 대를 동원한 추격이나 포위가 경찰 신고 등 다른 방법보다 과도한 조치였는지 여부가 재판 과정에서 핵심적으로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또 추격 행위와 피해자의 사망 사이에 상당 인과관계가 인정되는지도 판단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A씨 일행의 위협적 추격이 피해자의 도주를 유발했고 그 과정에서 교통사고가 발생했다고 보고 있다. 반면 변호인 측은 피해자가 스스로 과속하거나 위험하게 운전한 결과 사고가 발생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인과관계 단절을 주장하고 있다.
구독자들에 대한 공동정범 성립 여부 역시 재판의 주요 쟁점이다. 대법원은 “공동정범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공동가공의 의사와 기능적 행위지배가 인정돼야 하며, 명시적인 모의가 없더라도 범행 과정에서 형성된 의사결합이 확인되면 공모를 인정할 수 있다”고 판시하고 있다(대법원 선고 2007도428).
이에 따라 법원은 사건 전후의 연락 여부와 추격 과정에서의 역할 분담, 피해 차량 이동을 제한하는 행위에 대한 기여 정도 등을 종합해 공동정범 여부를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함께 재판에 넘겨진 구독자 가운데 3명은 공소사실을 인정했으며 검찰은 이들에 대해 벌금 300만원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오는 11월 증인신문과 영상 증거 재생 등을 통해 다른 피고인들 혐의에 추가 심리를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