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첩 누명’으로 복역…故 최창일씨 유족, 형사보상 받는다

  • 등록 2025.09.10 11:2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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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예회복 못하고 98년 사망
지난해 대법원서 무죄 확정
法 "사법부로서 깊이 사과"

 

박정희 정권 시절 간첩 혐의로 처벌받아 장기간 복역했던 재일동포 고(故) 최창일씨 사건과 관련해 법원이 유족에게 형사보상금을 지급하라고 결정했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 형사14-1부는 최씨의 배우자 김모씨에게 약 3억8000만원을 지급하고 자녀인 아들과 딸에게 각각 약 2억5000만원의 형사보상금을 지급하도록 결정했다. 재판부는 딸에게 별도로 소송비용 약 548만원도 지급하라고 밝혔다.

 

형사보상은 형사재판에서 무죄가 확정된 사람이 수사나 재판 과정에서 구금된 경우 국가가 그 피해를 보상하는 제도다. 재심이나 비상상고 등을 통해 무죄 판결이 확정되면 해당 사건으로 미결구금을 당했거나 원판결에 따라 구금 또는 형 집행을 받은 경우 국가에 형사보상을 청구할 수 있다.

 

최씨 사건은 과거 권위주의 정권 시절 국가보안법 사건으로 처벌받은 뒤 뒤늦게 재심 등을 통해 무죄가 확정된 사건으로 알려졌다.

 

형사보상 및 명예회복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피고인이 사망한 경우에도 상속인이 대신 보상을 청구할 수 있으며 재심에서 무죄가 확정된 경우 보상 청구에서는 사망 당시 무죄로 판단한다.

 

형사보상금은 기본적으로 구금된 기간을 기준으로 산정된다. 법원은 인정된 구금 일수에 1일 보상액을 곱하는 방식으로 보상액을 계산한다. 이때 1일 보상액은 무죄가 확정된 해의 최저임금법상 일급 최저임금액 이상에서 그 5배 이하 범위에서 정해진다.

 

구체적인 금액을 정할 때는 구금 기간의 길이와 재산상 손실, 정신적 고통, 국가기관의 고의나 과실 여부, 무죄 판결의 실질적 이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

 

실제 법원 결정에서도 이러한 기준이 적용된다. 2019년 서울고등법원은 형사보상 사건에서 “구금 보상액은 구금 기간 중 입은 재산상 손실과 정신적 고통, 국가기관의 과실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당시 법원은 최저임금 일급의 5배에 해당하는 상한액을 기준으로 보상액 산정을 검토한 사례도 제시했다.

 

다만 재심 결과 일부 혐의만 무죄가 되는 경우에는 유죄로 인정된 범죄의 형에 이미 산입된 미결구금 기간은 형사보상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

 

형사보상 신청은 무죄 판결이 확정된 뒤 해당 사건을 심리한 법원에 청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보상청구권자가 사망한 경우 상속인이 대신 신청할 수 있으며, 상속인 중 한 사람이 청구하면 전체 상속인을 위한 청구로 인정되는 것이 일반적인 운영 방식이다.

 

법원은 형사보상과 별도로 재판 과정에서 발생한 비용에 대해서도 보상을 인정할 수 있다. 여비와 숙박비, 변호인 보수 등 재판에 필요한 비용도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국가가 지급하도록 규정돼 있다.

 

형사보상을 받은 뒤 국가를 상대로 별도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는 경우 이미 지급된 형사보상금은 손해배상액 산정 과정에서 공제되는 방식으로 처리된다.

 

정재민 변호사는 “재심이나 비상상고로 무죄가 확정되면 과거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구금된 기간에 대해 형사보상을 청구할 수 있다”며 “특히 당사자가 사망한 경우에도 배우자나 자녀 등 상속인이 대신 청구할 수 있기 때문에 유족들이 이 절차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형사보상은 무죄 판결이 확정된 뒤 법원에 신청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통상 구금 일수와 1일 보상액을 기준으로 금액이 산정된다”며 “형사보상과 별도로 수사 과정에서 불법 구금이나 위법 행위가 있었다면 국가배상 청구까지 함께 검토하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이소망 기자 somang@sisala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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