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부실과 부패 우려가 제기된 7000억원 규모의 필리핀 차관사업에 대해 절차 중단을 지시했다. 야당은 이를 외교 신뢰를 훼손하는 조치라고 반발하며 정치적 의도가 깔렸다고 주장했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전날 SNS를 통해 “부실과 부패가 우려되는 필리핀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교량사업에 대한 절차를 즉시 중지하라”고 밝혔다. 해당 사업은 필리핀에 대한 EDCF 차관 지원 사업이다.
이 대통령은 “다행히 사업이 아직 착수되지 않아 EDCF 지원 등 자금 집행은 없었다”며 “국민 세금이 낭비되지 않도록 사전에 막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권성동 의원은 같은 날 SNS에 글을 올려 반박했다. 그는 “EDCF는 단순 차관이 아니라 외교적 신뢰와 국가 위상을 쌓는 전략적 자산”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지시에 대해 “문재인 정부가 나를 겨냥해 수사를 지시했던 것과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은 정적 탄압”이라고 주장했다.
또 권 의원은 “사업타당성조사는 모든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에서 거치는 표준 절차일 뿐 차관 지원을 의미하지 않는다”며 “7000억원을 지켜냈다는 대통령의 발언은 사실관계에 맞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그는 “국익보다 정치적 이익을 우선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야당 탄압에도 넘지 말아야 할 선이 있다. 바로 국익과 외교 관계”라고 강조했다.
한편 진보 성향 시사지 ‘시사인’은 지난해 기획재정부가 타당성 부족을 이유로 차관 지원을 거절했던 해당 사업에 대해 압력이 행사됐다는 내용을 최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권 의원은 최상목 당시 기재부 장관 등에 부적격 판정을 받은 사업 진행을 강요한 의혹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필리핀 EDCF 교량사업 중단을 둘러싼 공방은 정치권에서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