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의 일기 (4): 변호사의 조력량 공식

  • 등록 2025.10.04 11: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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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생각하는 변호사의 조력량 공식이 있다.

 

“변호사의 조력량 = 변호사의 능력 X 사건에 투입하는 시간”이다. 변호사의 능력은 경력, 연차, 처리한 사건 수에 대략 비례한다. 

 

위 공식에서의 ‘변호사의 능력’은 상담만 하는 변호사가 아니라 ‘실제 일하는’ 변호사의 능력을 말한다. 만약 고객이 처음 상담했던 대표 변호사나 파트너 변호사는 경력이 20년 차이지만 실제 대부분의 일을 1년 차 변호사가 한다면 그 변호사의 능력이 조력의 총량을 결정할 것이다.

 

사실 이것은 윤리적인 문제도 초래한다. 어떤 환자가 의과대학 교수가 수술하는 줄 알고 수술대에 올랐는데 실제 집도는 대부분 1년 차 전공의가 하는 것과 기본적으로 다르지 않다. 이 부분은 고객이 문제제기를 할 수 있는 부분이고, 법조계에서 바로잡아야 할 부분이다.

 

한편, 아무리 유능한 변호사라도 충분한 시간을 들여서 재판을 준비하지 못하면 실력 발휘를 할 수 없다. 모든 변호사에게 똑같이 하루에 24시간, 한 달에는 30일만이 주어져 있다. 현재 진행하는 사건이 30건이라면 그것을 30분의 1만큼 쏟을 수 있을 것이고, 100건이면 100분의 1만큼 쏟을 수 있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한 명의 변호사가 동시에 100~200건 이상씩 진행하고 있다면 아무리 뛰어난 변호사라도 제대로 일을 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물론 나도 이러한 구조적 문제에 대한 해결책은 내어놓지 못한 채 그저 열심히, 성실하게 하겠다고 다짐만 해서는 오래지 않아 고객들은 나에게 불만을 터뜨릴 것이다.

 

내가 생각한 공식이 옳다고만 주장할 수 없지만, 고객들의 불만을 마냥 모른 척할 수도 없다. 이는 법조계 전반에 있는 사람들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 봐야 하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 이 칼럼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위한 것으로, 구체적 사안에 대한 법률자문을 대체하지 않습니다.

정재민 변호사 CHDWO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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