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율 최고 6만%’ 불법 사채조직 검찰 송치…피해액 10억↑

  • 등록 2025.09.11 14: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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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용증 사진, 가족·지인 연락처 담보
소액 대출 초고율 이자로 상환 협박

 

연 최고 수만 퍼센트에 달하는 이자를 부과하며 불법 대부업을 운영한 사채 조직 일당이 검찰에 넘겨졌다.

 

서울경찰청은 11일 대부업법과 채권추심법 위반 혐의로 불법 사채 조직원 32명을 송치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11명은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졌다. 도주 중인 피의자를 도운 혐의로 대포폰과 체크카드를 제공한 인물들도 함께 입건됐다.

 

수사 결과 이들은 2020년 7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총 103명에게 약 7억1000만원을 빌려주고 18억원을 받아낸 것으로 조사됐다.

 

이 조직은 차용증 인증 사진과 가족·지인 연락처 등을 담보로 요구한 뒤 10~30만원가량의 소액을 빌려주는 방식으로 피해자를 모집했다. 피해자들은 주로 30~40대 회사원과 자영업자인 것으로 조사됐다.

 

정해진 기한 내 상환이 이뤄지지 않으면 하루 5만원의 연장 비용을 추가로 요구했다. 대출 기한은 대부분 6일 정도였다. 실제 적용된 이자율은 연 4000%에서 최대 6만% 수준에 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채무 상환이 늦어질 경우 협박성 메시지를 보내거나 가족과 지인을 포함한 단체 채팅방을 만들어 압박한 정황도 확인됐다.

 

경찰은 연체가 계속되면 담보로 확보한 개인정보와 차용증 사진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거나 채권 추심을 위한 협박 전단을 만들어 배포한 사례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경찰에 따르면 한 피해자는 연 6만 8377%에 해당하는 이자율로 30만원을 빌린 뒤 총 311만원을 갚았다.

 

또 다른 피해자는 이른바 ‘돌림 대출’ 방식으로 7000만원을 빌렸다가 1억6000만원을 상환했고 이 가운데 약 9000만원이 이자로 지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 법률상 대부업자가 개인이나 소기업에 돈을 빌려줄 경우 이자율은 연 27.9%를 넘을 수 없다. 이를 초과하는 부분은 무효다. 이미 지급된 초과 이자는 원금에 충당되고, 원금이 모두 소멸한 뒤에도 남는 금액이 있을 경우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

 

미등록 대부의 경우에도 이자제한법에 따라 최고이자율 규율이 적용된다. 이자제한법은 금전대차 계약의 최고 이자율을 연 25% 범위 내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하고 있다. 또 최고 이자율을 현저히 초과하거나 폭행·협박 등 불법 채권추심이 결합된 경우에는 대부계약 자체를 무효로 보고 원금과 이자 청구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규정도 두고 있다.

 

이와 관련해 법원은 고리대금 거래의 형식보다 실질을 기준으로 판단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실제로 2019년 서울고등법원은 “투자 형식을 내세운 거래라도 실질이 금전 대여라면 이자제한법상 최고이자율 규제가 적용된다”며 “계약 형식이 투자나 수수료 지급으로 보이더라도 확정수익을 전제로 한 구조라면 실질적으로 금전 대여와 동일하다”고 밝혔다.

 

이어 최고 이자율을 초과해 지급된 이자에 대해서는 “초과 지급된 이자는 원금에 충당되고 원금이 모두 소멸한 이후 남는 금액은 부당이득으로 반환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또 기존 거래를 정산해 새 차용증이나 정산 합의서를 작성하더라도 최고 이자율을 초과하는 부분까지 다시 유효하게 만들 수는 없다고 판시했다.

 

이번 사건처럼 연 4000%에서 최대 6만%에 달하는 이자율은 법정 최고 이자율을 현저히 초과하는 수준으로 민사적으로는 초과 이자 약정이 무효가 되고 이미 지급된 금액은 원금에 충당되거나 반환 대상이 될 수 있다. 또 경우에 따라서는 대부계약 자체가 무효로 판단될 가능성도 있다.

 

경찰은 해당 조직이 인터넷 광고 등을 이용해 피해자를 모집하고 내부 운영 매뉴얼까지 갖추는 등 체계적으로 범행을 이어온 것으로 보고 있다.

 

수사 과정에서 이 조직이 얻은 범죄수익 가운데 약 15억원 상당에 대해 기소 전 추징보전 조치했다.

 

경찰 관계자는 “미등록 고리 사채는 금융업이 아니라 명백한 범죄 행위”라며 “저신용·저소득층을 노린 불법 대부 광고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정한얼 기자 haneol8466@sisala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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